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21조원+알파(α)'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경제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늦어도 3월께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메르스 사태가 있던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전격인하한 뒤 7개월 째 제자리에 묶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커진 상태다. 먼저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일본은행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연합(EU)도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나홀로 긴축정책에 나섰던 미국 역시 멈칫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3월에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하는 지금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며 "경기부양책과 더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및 유동성 투입 등과 같은 통화완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감소, 내수 둔화 등 대내적인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1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무려 18.5%나 줄어들었다. 하락률은 지난 2009년 8월(-20.9%) 이후 6년5개월 만에 가장 나빴다.
내수 분야 역시 작년에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진작책으로 개선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당장 1분기 소비가 급감하는 '소비 절벽'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표만 놓고 본다면 16일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금리가 동결된 지난 7개월 간 금통위원의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그러나 이번에 소수의견이 나오면 3월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금통위 내 변화의 움직임도 일부 감지된다. 지난 2일 공개된 금통위의 1월14일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그동안 소비 개선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금년 중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이른바 소비절벽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벌써부터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중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설연휴 전 3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4일 1.494%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이달 금통위가 주목받고 있지만,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은 현재 통화정책이 성장세를 지속하는데 크게 부족하지 않다며 "저성장, 저물가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고, 추후 민간소비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가능성 역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단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내리기보다 미국의 금리 정책과 국내 소비지표 등을 좀 더 지켜본 뒤 통화정책을 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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