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이 5일 졸업식을 마치고, 다음달 섬을 떠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이 학교에는 이젠 학생이 없다. 제주도교육청은 그동안 휴교를 막기 위해 신입생 유치노력을 벌였지만, 입학생을 찾지 못해 어쩔수 없이 1년간 휴교를 결정했다.
다만 내년에는 김인경(6)양, 2019년에는 김군의 동생 김우주(5)군이 초등학교 입학예정이라 마라분교가 다시 문을 열 수도 있다.
김군은 다음달 제주시내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7)씨는 “영주가 졸업하면 이젠 마을에 학생이 없다” 며 “학교가 문을 닫으면 마을이 휑할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져준 지인들에게 감사드린다” 며 “특히 영주와 붙어 살다시피한 마라분교 선생님과 매주 영주를 위해 꾸준히 찾아준 피아노 선생님께 더욱 더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주시 한림읍 출신으로 마라도가 토박이인 김군의 아버지 김춘광(47)씨를 만나 지난 2001년 마라도에 입주, 마라도에서 짜장면집을 운영하며 김군이 다닌 6년간 학습보조강사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마라분교에 발령을 받고 1년간 김군과 동고동락한 오동헌 마라분교장은 “그동안 영주가 선생님을 잘 따라 줘 고맙게 생각한다” 며 “영주와 함께 보낸 1년 세월은 내겐 너무 짧게 느껴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 교사는 “혼자 외롭다는게 영주에게 가장 큰 문제였다” 며 “1대 1 교육과정에서도 발표를 하고 주고받는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래서 읍내 대정초등학교와 교류학습, 수영교실, 현장체험학습 등 단체활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가졌다” 며 “영주는 그때 잘 적응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중학교 입학 준비도 잘해 왔다” 며 “걱정은 되지만 잘 지내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교사는 김군의 학력수준은 ‘상(上)’이라고 밝혔다.
수업을 마치고 책 표지를 덮는 김군에게 “학교를 떠나는 마음이 어떠냐”고 소감을 묻자, 즉답을 피했지만 섬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서운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군에게 마라분교 6년은 너무나도 특별했다. 방송인 성시경·엄태웅 등과 함께 한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출연을 비롯해 도민체전 최연소 성화봉송 주자, 학생 2명만으로 만들어낸 학예회 발표 등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한편 1958년 문을 연 마라분교는 한때 20여명에 이르는 총학생을 둔 적도 있었으며, 지금까지 모두 9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마라분교 재학생 수는 37명이며, 2001년부터 올해 끝까지 자리를 지킨 졸업생수는 6명에 불과, 급기야 전교생이 1명뿐인 학교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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