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일본 헌법 9조 개정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거론해 일본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이 내놓은 헌법 9조 2항 개정 초안에 대해 총재로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9조 2항을 개정을 올해 여름 참의원 선거에 제시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우리당의 개정안대로 가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민당이 2012년 내놓은 헌법 개정 초안은 일본이 육해공군이나 여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交戰權, 주권국이 전쟁할 수 있는 권리)을 부인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 2항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안은 9조 1항에 명시된 전쟁 포기나 무력행사 금지가 자위권 발동을 방해하는 규정이 아니라고 풀이하며 일본이 국방군을 보유한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국방군에는 군인과 공무원이 소속돼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어 자민당의 헌법 개정 초안은 자위대를 사실상 군대로 바꾸는 구상을 담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아베 총리의 발언은 군대 보유 구상을 국회에서 언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 3일에도 전력 보유를 금지한 헌법 조항 때문에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지적하며 개헌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어 4일에는 "자민당이 내놓은 개헌안에 관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 발언은 북한이 지난달 4차 핵실험을 하고 머지않아 사실상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안보 상황에 관한 일본인의 불안 심리를 바탕으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베 총리가 헌법 9조 개정에 관해 반복 발언하는 데 대해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간사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현행 헌법에서 자위대의 존재라는 것은 합헌이라는 기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9조) 2항을 바꾸지 않아서 자위대의 존재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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