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국내 최고 수준의 전시품·전시시설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012년부터 4년간 해온 상설전시실 개편을 완료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새롭게 단장한 고고실을 지난 2월 6일부터 관람객에게 전면 공개했다. 이로써 1990년 박물관 개관 이후 2012년 기획전시실, 2013년 역사실, 2014년 미술실과 어린이박물관 그리고 2015년 고고실을 마지막으로25년 만에 모든 전시실이 새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게 됐다.
고고실은 최근 전북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국보급 잔무늬청동거울과 고창 봉덕리 금동신발을 비롯해 기존 전시된 유물의 80% 이상을 대폭 교체했다. 또한 벽면전시 등 한정된 공간을 최대로 활용한 최신 전시기법으로 유물 수량도 기존의 2배가 넘는 2000여점을 갖추었다.
이번에 공개하는 고고실의 전시 주제는 크게 '전북 선사문화의 시작', '고대국가로의 도약', '마한에서 백제로', '고대국가의 완충지 전북', '백제의 부흥 그리고 후백제' 등 다섯 개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최대의 청동기 출토지 중의 하나인 완주 혁신도시 출토품을 비롯해 전북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적 25개소 중 완주 갈동·신풍유적 등 10개 유적을 부각하였는데, 그동안 금강 일대로 추정되었던 고조선 준왕(準王)의 남천지를 새롭게 검토해 볼 자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북 지역의 백제 병합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도 전시된다. 특히 고창 봉덕리 분구묘(墳丘墓)에서 출토된 금동신발, 유공장식호, 중국제 청자사이호, 장식대도, 동제탁잔 등은 2009년 발굴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공개된다.
한편 미술실은 공예품 중심으로 새롭게 꾸몄다. '부처를 위한 공덕', '하늘과 바다를 품은 그릇', '나무와 종이의 향기' 등 3가지 주제로 나뉘는 미술실은 사리장엄구·불상·의식구·범음구 등 불교미술을 소개하고, 초기청자·부안청자·분청사기 등 특색있는 도자공예도 선보인다. 또한 목칠·한지공예품·부채 등을 통해 전주의 특화된 공예품을 강조한다.
전주는 조선 왕실의 본향이자 전라도 감영소재지였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공예와 출판문화가 발달한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역사실에서는 이런 지역적 특성과 문화적 역량을 조선 왕실과 관련된 유물·목공예품·고서적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10폭 병풍 크기의 '완산부지도(보물 제1876호)'는 전주의 옛 모습을 다소 흥미롭게 보여준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역사·예술·학문적 가치가 있는 전시 유물에 대해서는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추진할 예정이며, 올 상반기에 박물관 시설 전반의 개보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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