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비욘세 신곡 포메이션이야 말로 모순"…흑인 빌 게이츠는 나올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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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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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공연 사진=비욘세 트위터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최근 발표된 비욘세의 새 싱글 앨범의 수록곡인 '포메이션'(Formation)을 두고 모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빌 게이츠나 비욘세처럼 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흑인 빌게이츠가 나오는 것은 현재로써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슈퍼볼 경기 하프타임에서 포메이션을 공연한 비욘세를 두고 미국에서는 찬사가 터져나왔다. 특히 '흑인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다는 게 중론이다. 

또 포메이션의 뮤직비디오에는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흑인 인권 운동과 10년 전 발생한 카트리나 참사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담겨 있어 흑인을 위한 음악이라는 평이 많다. 카트리나 참사 당시, 피해 지역인 뉴올리언스 시민 다수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시 행정부가 늦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욘세의 포메이션 가사야 말로 모순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가사 가운데 "넌 어쩌면 흑인판 빌게이츠가 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You just might be a black Bill Gates in the making)가 있는데 흑인이 빌 게이츠가 되는 일은 현재 미국내 흑인의 삶을 고려했을 때 지나친 낙관이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 중산층 가정의 자녀로 사립학교에 다녔으며 덕분에 컴퓨터를 이른 나이에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카트리나 당시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 지역 흑인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에게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시 태풍 피해로 인해 그 지역 공교육은 무너져 아동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더욱이나 당시 흑인 피해 가정 대다수는 고금리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상태여서 순식간에 빚더미에 올랐다. 

또 남부 지역에서 저소득층 흑인 아동들이 성장해서 경제적 혹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하버드 대학교와 버클리 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남부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저소득층 아동들이 계층사다리를 올라 갈 가능성이 유난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부 지역은 신곡 포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다. 

아울러 포메이션에서 비욘세는 열심히 일하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노래하지만 미국 흑인에게는 이것이야 말로 매우 모호한 상관관계라고 WP는 지적했다.

“I dream it, I work hard" (난 꿈을 꾸고 열심히 일해)라며  비욘세는 스스로의 노력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으나 빈곤 상태에 빠져 있는 많은 흑인에게 이런 행운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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