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가 뽑은 별별 명장면] ‘순정’ 열일곱, 서툰 청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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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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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정'에서 작은 섬 마을에 사는 수줍음 많은 소년 범실 역을 열연한 배우 도경수(엑소 디오)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특별한 에피소드 및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18번째 타자는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제작 ㈜주피터필름·제공 배급 리틀빅픽처스)의 주인공 배우 도경수다.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다. 극 중 도경수는 첫사랑 수옥(김소현 분)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순정남 범실 역을 맡았다.

“‘순정’의 현장은 가족 같았고 배려심이 넘쳤어요. 스태프들은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 배우들을 위해서 햇빛도 막아주고 정말 따듯하게 대해줬어요. 그런 배려가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더위와 고생을 생각하면(웃음).”

가족 같은 촬영 현장이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평생을 함께 자라온 친구 사이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우들 모두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던 터라 촬영 초반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에 이은희 감독은 “모두 손을 잡고 다니라”는 특별한 지침을 내렸다. 스킨십을 통해 더욱 가까워지라는 뜻이었다.

“굉장히 어색했어요. 저, 소현뿐만 아니라 성격들이 비슷해서(웃음). 극 중 아이들이 진짜 친한 애들인데 어떻게 해야 진짜 친해 보일까 하다가 그런 조치를 취하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어색한 스킨십으로 인해 수줍음과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잘 포착된 것 같아요. 이후에는 한마디라도 더 걸 수 있도록 용기가 생긴 것 같고요.”

다섯이어야 오롯이 하나가 되는 친구들. 도경수는 다섯 친구가 처음으로 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친구들끼리 싸우는 장면이 정말 마음이 아팠고 또 예뻤어요. 범실이가 산돌에게 ‘너도 등신이다’라고 소리치곤 뒤돌아가는 모습이 쓸쓸하고 어리더라고요. 그 뒤에 숨은 실제 경험들이 그 장면의 긴장감 속에서 튀어나오는 것 같았어요. 배우들의 열일곱 살, 실제 모습이 나온 느낌이랄까요? 표현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배우들도 감독님도. 열일곱 살의 서툴고 어리숙한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한편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과 다섯 청춘의 모습이 담긴 ‘순정’은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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