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정형외과서 주사기 재사용한 115명 C형간염 감염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강원도 원주에 있는 병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다 환자들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제천 병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이 적발돼 보건당국에 조사에 들어갔다.

12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밝혔다.

지난해 85명의 C형간염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 사건보다 감염자 수가 더 많은 것이다.

한양정형외과 사건 역시 다나의원처럼 주사기 재사용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감염 환자 모두 이 병원에서 이른바 '피주사'로 불리는 자가혈 주사시술(PRP·혈소판풍부혈장)을 받은 사람이다. 이 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뒤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방식이다.

보건당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의 자료를 통해 2011~2014년 이 병원에서 PRP 시술을 받은 927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감염 여부를 조사해 감염자를 찾아냈다.

특히 115명 중 101명은 치료가 필요한 '리보핵산(RNA) 양성'으로 확인됐다.

RNA 양성 환자 중 54명은 1b형, 33명은 2a형 유전자형이었다.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1a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PRP 과정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한 것이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병원의 원장이 작년 5월말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자료제공에 소극적이어서 조사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제천시 소재 양의원에도 주사기 재사용 사실이 확인돼 현재 보건당국이 내원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병원에서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는 재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당국은 근육주사를 처방받은 환자 3996명을 대상으로 혈액매개감염병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일선 병원에서 주사기 재사용과 이로 인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의료기관 내 종사자와 환자 등을 대상으로 1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의심 의료기관에 대해 공익신고를 접수한 뒤 의심 기관에서는 즉각 현장점검을 하기로 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신고 포상금 지급제도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신고를 유도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심사청구자료를 분석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