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기아차의 인도 진출 계획이 올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는 지난해 277만대를 판매한 세계 5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1위는 중국(2000만대), 2위는 미국(1700만대), 3위는 일본(420만대), 4위는 독일(320만대)이다.
지난 11일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기아차가 공장 설립을 위해 각 주 정부와 협상하고 있으며 3~6개월 내 인도 진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기아차의 유력 공장 후보지로 현대차 첸나이와 멀지 않은 안드라프라데시 주 타다 지역을 거론하며, 340억 루피(약 6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연간 30만대 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해 2018∼2019년 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기획팀에서는 1년 내내 신규 공장을 검토한다. 인도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며 “투자를 바라는 지자체가 말을 흘린 것 같다”고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기아차의 인도 진출은 시기만 미정일 뿐, 당연히 가야할 길이다. 현재 기아차 수장인 박한우 사장은 현대차 인도 법인장 출신으로 지난해 초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결국 인도가 향후 기아차가 한 단계 점프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해 인도 진출에 대한 관심을 밝힌 바 있다.
인도는 현대차가 1998년 진출해 2008년에는 2공장까지 완공해 현재 연간 68만대 규모의 생산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대비 15.7% 증가한 47만대를 판매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나머지 생산 물량은 중동 지역 등에 수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전세계에서 자동차 판매가 많은 곳에는 현지 공장을 건설해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기아차가 다섯 번째 글로벌 공장을 인도에 건설하고 본격 진출하면 다른 지역에서 현대차와 보여준 ‘투트랙’ 전략이 가동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올해 5월 완공되는 멕시코 공장을 포함해 미국 조지아, 중국 염성, 슬로바키아 질리나까지 4개의 해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인도 시장은 소형 세그먼트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 현지 특화 차인 i10과 i20이 많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기아의 대표 경차 모닝(피칸토), 프라이드(리오)까지 가세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시장점유율 1위인 현지업체 마루티 스즈키도 위협할 수 있다.
현지언론은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의 제3공장이 아니라 기아차의 인도 공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델리 오토쇼에 참가해 투싼, 제네시스, i30 등 17개 모델을 전시했다. 신형 투싼은 상반기 중 인도시장에 출시돼 크레타와 함께 현대차의 SUV 라인업을 형성할 예정이다. 내년 출시 예정된 칼리노 콘셉트카도 오토쇼에서 공개됐다.
지난 13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 반드라 쿠를라 콤플렉tm에서 열린 ‘메이크 인 인디아’ 주간 전시회에 참석해 구영기 현대차 인도 법인장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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