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0.4% ‘로봇사업’이 현대중공업 기술개발DNA 되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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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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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인공관절수술로봇[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중공업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도 채 미치지 못하는 로봇 사업에 미래를 걸었다.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체제 출범 후 띄운 작지만 큰 승부수다. 최근 각광받는 로봇산업 발전시류에 편승하는 게 아니라 ‘기술의 현대’를 재정립하기 위한 도전정신의 부활을 노린다는 의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4년 로봇사업을 시작해 1986년 처음으로 용접로봇을 생산했고, 2014년 국내 최초로 누적 산업용 로봇생산 3만3000대를 돌파했다. 30여종의 산업용 로봇과 40여종의 클린로봇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으며, 2008년 자동차 차체 용접용 로봇, 2011년 클린로봇이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회사는 지난해 20여년간 엔진기계사업본부에 속해있던 로봇사업부를 분리해 로봇사업본부로 출범시켰다.

2014년말 현재 연결기준 현대중공업의 매출액 52조원 가운데, 엔진기계사업본부 매출은 2조1100억원이다.

분리전 로봇사업이 엔진사업본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로 1900억여원이었다. 전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산출하면 0.37%다. 현대중공업의 7대 사업본부(연구개발본부 제외) 가운데 하나지만, 존재감이 미비해 현재까지 임직원들도 별도 사업부 정도로 치부할 정도다.

하지만 경영진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본부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탄생한 독립 사업본부다. 주력사업인 선박, 선박엔진의 노하우를 접목시킨 ‘로봇 사업’이 현대중공업이 반드시 잡아야 할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양한 로봇 분야 가운데 ‘의료용 로봇’에 힘을 쏟고 있다. 의료용로봇 사업은 지난 2012년 2월 ‘서울아산병원-현대중공업 의료로봇·의료기기 공동연구실’을, 4월에는 ‘메디컬시스템연구실’을 발족하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4종의 로봇을 공동 개발했다.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재활치료를 선도하는 서울아산병원, 국립재활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주권역재활병원 등 4개 병원에 공급된 신개념 보행재활로봇인 ‘모닝워크(MORNING WALK)’와 이동보조로봇인 ‘캐리봇(CarryBot)’, 의료영상을 활용해 흉부 및 복부의 종양부위에 바늘을 삽입해 치료 및 검사를 수행하는 ‘종양치료로봇’과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등 관절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인공관절치환 수술에 적용하는 ‘관절치환 수술로봇’이 주인공들이다.

관절치환 수출로봇은 연내 식품의약품안정처의 인허가 획득이 기대된다.

지난해 보행재활로봇시장 규모는 약 4400억원 규모로 5년내 75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며, 이후 1조원 시장으로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를 포함한 의료 자동화 산업은 국내에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은 회사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국내 병원에 보급하고, 국내 병원이 실적(Track Record)을 쌓는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수행한다면 의료 자동화 산업을 국가 주력 수출사업으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구축한 ‘병원 협력 개발 플랫폼’을 중소기업과 공유해 의료 자동화 산업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플랜트, 엔진, 건설장비 등의 사업을 성공시킨 현대의 저력, 즉 기술개발의 DNA를 부활시켜 로봇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중공업의 참여는 국내 로봇산업의 외연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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