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설 연휴 직후 1830선까지 추락하면서 가격적인 매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 주요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절반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에 머물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2일 1835.28을 기록하면서, 52주 고점인 2015년 4월 2189.54 대비 16% 이상 하락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6% 넘게 빠졌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1800∼2100선이라고 할 때 지수는 이미 바닥까지 와 있는 상태"라며 "현 국내 증시는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증시에서는 공포가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 부사장은 "약세장은 투자심리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수급 악화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예측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각국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한 일본은 엔고와 증시 추락에 발목을 잡혔고, 유럽도 마찬가지다. 금융권 부실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 지수대에 대해서는 너무 빠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스피는 PBR 1배를 밑돌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주요 증권사가 실적을 분석하고 있는 174개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87곳이 현재 12개월 선행 PBR이 1배 미만이다.
과거에도 저가매수세 유입 시 수급에 의해 상승 전환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이번주에는 국제유가 상승전환과 미국 소비지표 호전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완화가 투자심리를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환율 수혜주인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에너지, 화학, 금융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진환 한국투신운용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주가가 싸다라는 공감대가 생겼고, 각국 정책 공조도 예상된다"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이런 기대감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남권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존 리 대표도 "공포심이 증폭될 때가 바로 투자 타이밍"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중론도 없지 않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상장사 PBR이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바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외 불확실성 탓에 PBR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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