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달새 부동산 투자에 '1조' 쏟아부은 부영..."재무상태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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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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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차입금 1조4천억...5년새 세 배 증가..."단기신용등급 하향"

  • 임대사업 빨간불 속 "'리조트·호텔' 등 신규사업 경기 상황 변수"

▲부영그룹의 주요 투자 사업 현황.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지난 30여년간 임대주택 건설·운영이란 외길을 걸어온 부영이 최근 땅과 리조트·호텔·골프장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대 수익과 분양전환 과정에서 큰 차익을 거둔데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며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게 부영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주력 사업인 임대사업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리조트 등 신규사업이 공통적으로 경기를 많이 타는 사업이어서 부영의 외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특히 부영이 대규모 부동산을 잇따라 매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나 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이 수반돼 경영이 악화될 경우 계열사 동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리조트·호텔·골프장 등의 매입에 나서면서 최근 석달간 들어간 비용만 1조원을 웃돈다.

우선 지난달 세종로 삼성생명 빌딩 인수에 5800억원(추정)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인천 옥련동·동춘동 일대 옛 송도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3150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 말 경기도 안성에 있는 마에스트로CC 인수에 9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가장 최근 매입 건으로는 지난 11일 파산 위기에 처한 강원도 오투리조트 인수 계약에 782억원을 써냈다. 

전북 덕유산리조트와 제주 부영호텔&리조트, 제주 부영관광호텔 등 이미 운영중인 호텔 객실수만 2115실에 달한다. 제주 부영CC와 무주 덕유산CC 등 골프장도 4곳, 90홀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부영이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포식자로 부상한데는 임대주택 사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영의 임대사업은 5~10년간 임대한 뒤 분양전환하는 사업구조인데 고정적인 임대수입과 분양전환시 시세차익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1998년부터 2002년가지 부영은 매년 1만가구가 넘는 임대주택을 공급했는데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1조500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이 창립 후 지금까지 공급한 임대주택은 총 26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부영은 임대사업을 주축으로 재계 19위까지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부영의 계열사 수는 15개, 총 자산 규모는 16조8073억원(공정자산기준)에 달한다.

부영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은 호텔 리조트 스키장 골프장도 서비스업이나 렌탈 개념으로 바라보면 된다. 단기간이냐 장기간이냐의 차이이며 임대라는 같은 개념 하에서 보면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계열사와 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을 한 상태여서 경영이 악화될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영은 최근 계열사 동광주택으로부터 750억원을 차입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1조1644조억원으로 보유 현금성 자산 1289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이 과정에서 부영의 단기신용등급도 A2-로 떨어졌다. 부영의 현재 부채비율은 234.4%로 200%를 웃돈다. 국민주택기금 차입금 2조8692억원 외 일반차입금 규모도 1조4116억원으로 2009년말 4002억원에의 세 배 이상 늘었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영의 재무 위험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될 경우엔 재무구조상 위험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의 임대사업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제주혁신도시 A2블록에 들어서는 '사랑으로 부영' 등 임대아파트의 입주 예정일이 지연되고 있고 일부 단지에서는 미분양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한 '부영 사랑으로'는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으면서 할인 분양을 실시 중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영은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이 최근 5개년 매출의 76%를 차지하고 있다"며 "리조트·호텔·테마파크 등은 경기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사업성이 결정지어지기 때문에 관련 업계 상황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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