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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생존출산-2] 직장과 가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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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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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태아가 밑으로 내려왔네요. 직장 다니시죠? 당분간 쉬시는 게 좋겠어요."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의 청천벽력 같은 말이 떨어졌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직은 안 되는데…'였다.

임신을 한 후 나의 행적을 돌아봤다. 건강한 체질에 입덧까지 없어 임신 전과 후의 생활에 큰 변화는 없었다.

작년 말 하루건너 하루 꼴로 있었던 송년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술잔 대신 물 잔을 들었다.

취재원이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 취재하는 일명 '뻗치기'나 각종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나갔다.

직장 내에서 임신부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기도 어려웠지만 취재원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고, 취재 현장에서 빠지고 싶지 않은 욕심도 있었다.

그렇게 7개월을 보내고 나니 태아에게 좋지 않은 신호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임신을 한 후 엄마로서 막중해지는 책임과 직장생활에 따른 책임, 그 두 경계를 오가는 방황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일이 먼저야? 아이가 먼저지!" 하는 남편의 말이 일과 아이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선 야속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임신 후반기에 접어들며 드는 육아에 대한 고민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생활 4년과 졸업 후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기자가 됐고, 5년간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비로소 직장에서 밥값은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장 왕성하게 일할 시점에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이란 공백을 앞두고 '직장에 복귀하면 남들에게 밀리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공동 양육자로서 남편 역시 법적으로 육아휴직을 최대 1년 간 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제도는 여전히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간 기업에 다니는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 육아휴직자 중 5.6%에 불과하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책임이 여자에게 집중되는 상황에 출산 후 여성들의 경력단절 비율이 높고, 출산율이 낮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또한 워킹맘 임신부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가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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