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리스크 확대에 ‘냉가슴’ 앓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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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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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산업부 =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그간 반짝 이벤트로 그쳐왔던 전례와 달리,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서며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남북간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 경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릴 내지만, 정작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냉가슴만 앓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뉴국제호텔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간담회’에서 “북한 리스크로 인한 현재까지의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확대되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국의 증시 및 환율 불안정에서 비롯된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개성공단 폐쇄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조시켜 한국의 국가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저해할 수 있고,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를 훼손해 채무 상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우려했다.

특히 스페판 디크 무디스 부사장이 “지정학적 위험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발언한데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지난주 금요일에 벌어진 증시폭락과 연관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즉 대북리스크로 금융시장은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를 제외한 국내 주요 산업체들은 현재까지 대북리스크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성공단 폐쇄로 공단 입주기업을 제외하고, 직접적인 남북경협 사업을 진행중인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직접적으로 진출한 의류 등을 일부를 제외하고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사업을 리드해온 현대그룹측은 “지금은 우리(그룹) 스스로가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남북간 협의가 잘 이뤄지길 바라며 내부적으로 의지를 갖고 준비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사업은 선대 회장의 유업으로 사업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며, 독점사업권자로서 민간기업에서는 현대그룹이 유일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현대아산측도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의 개발권자로,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루속히 어려운 상황이 해결돼 개성공단이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산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부정적인 영향이 현실화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간접적으로 봤을때 대북리스크가 고조되면 내수경기가 경직될 수 있다”면서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개성공단 사업과 직접 관련된 사업이 없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단 내수경기 침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는 다소 상황이 심각하다. 개성공단에 LPG(액화석유가스)를 공급해온 사업이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그간 E1과 SN에너지가 개성공단에 물량을 공급해 왔다.

E1측은 “전체 판매량의 1%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물량이라 타격은 없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앞으로 더 클 것이라 기대했던 부분에 대해선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SN에너지의 경우 개성공단에 공급할 목적으로 설립돼 이번에 사업 중단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예고됐을때 안전을 위해 제주~중국 항공로를 운항중인 일부 항공기를 우회 운항했다. 현재도 안전을 위해 일부 노선이 우회 운항 중이다. 항공기 우회운항으로 항공업계는 추가 연료비용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북리스크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고, 국방비 지출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면서 “또 국민이 갖는 사회적 불안을 비용으로 산출한다면 거시적으로 피해는 재계뿐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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