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국에 본사를 둔 HSBC은행이 본사 이전 대신 잔류를 택했다고 BBC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SBC는 지난해 4월부터 런던 본사의 이전 여부를 검토해왔다. 당시 영국 정부가 금융 규제 및 구조 개혁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던 데다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한시적 은행세를 대폭 높이는 방안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전되는 새로운 본사 소재지 후보로는 홍콩, 미국 등이 거론돼왔다. HSBC는 지난 1992년 런던 이전 전까지 100년 넘게 홍콩에 본사를 뒀기 때문이다. 또 HSBC 은행이 수입 대부분을 영국 이외 지역에서 얻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 거둔 이익이 은행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것도 이전 이유로 꼽혔다.
HSB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본사 이전 관련 이사회의 논의 결과 이사진 19명이 만장일치로 런던 잔류를 결정했다"며 "런던은 국제 금융 중심지이자 다양한 능력과 국제 감각을 가진 인재가 많은 곳인 만큼 본사 체류에 어울리는 곳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본사를 유지한 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모든 입장에 있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HSBC의 잔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HSBC는 유럽 최대은행으로서 고용과 세수 등에서 영국 정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잔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영국 정부는 대형은행에 징수하고 있는 세금액을 줄이고 과도한 금융규제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번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2016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은행 부과세를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공식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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