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으로 살펴보는 사회상…'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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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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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박물관, 호적 자료의 조사 성과를 담은 14권 짜리 역사자료총서 발간

동이면 소룡동 인구성책. 전북 군산지역에 일본인 이주민 가족 거주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 고려시대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511점의 호적자료가 책으로 집대성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호적 자료의 조사 성과를 담은 역사자료총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적'을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14권인 이 자료집은 511점의 호적자료와 세 편의 관련 연구 논문을 담고 있다.

호적은 호주(戶主)를 중심으로 가족의 구성과 신분, 가문 등을 기록한 공문서이며, 옛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담긴 1차 자료이다. 호적 자료는 3년마다 호적장적을 만들 때 호주가 집안의 상황을 적어 관에 제출하는 호구단자(戶口單子), 관에서 개인의 호적 사항을 증명해 주는 공문서인 준호구(准戶口), 대한제국기의 신호적법에 따라 양식화된 용지에 작성된 호적표(戶籍表) 등으로로 구분한다.
 

금산군 한규 준호구.[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 조사·연구에서는 국보 131호 '1390년 경 화령부 이태조 호적'를 비롯해 임진왜란 이전에 작성된 '금산군 한규 준호구'(1588년), 왕실 종친 관련 호적 등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이 밝혀졌다.

또한 평민에서 양반으로 신분 변화 과정이 담긴 '경주부 밀양박씨 호적', 여성 호주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고성현 제여근 처 박씨 호적'이 소개되며, 충청도 일부 호적을 통해서는 1862년 임술농민봉기로 인해 충청도의 명칭이 공충도로 강등되어 기록된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관 집안이 양자를 통해 대를 잇는 방식을 보여준 '청도군 진주강씨·문화류씨·광주김씨 호구단자', 도주했던 양인이 다시 호구로 편입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옥천군 서태흥 준호구' 등도 눈길을 끈다.

20세기 초 전북 군산지역에 거주했던 일본인 이주민 가족이 기록된 1908년 '임피군 동이면 소룡동 인구성책'도 이번 조사·연구의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발간한 역사자료총서에 이어 고문서 자료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 활동을 벌여 관련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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