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량 동결에도 유가 하락…이란, 동결 할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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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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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사우디와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가운데 전세계 이목이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동결 소식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이란과 이라크가 합의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란이 산유량을 동결할 가능성은 낮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세계 1·2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1월 기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키로 카타르 도하에서 전격 합의했다. 이 외에도 오펙 회원국인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장관도 동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동결 소식에도 유가는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36% 떨어진 배럴당 29.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이란과 이라크를 포함해서 다른 거대 산유국들이 원유 동결에 합의하지 않은 만큼 공급 과잉이 완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이라크는 악명높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자금을 위해서 산유량을 사상 최대치인 하루 435만배럴까지 끌어 올린 상태다. 이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원유 수출을 재개했고 수개월 내 하루 200만배럴로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모든 산유국이 동결 합의를 지지해달라”고 촉구하고, 모하메드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 산업장관이 “이란과 이라크를 포함해서 다른 산유국들도 즉각 생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힌 이유다.

이번 동결 합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에울로지오 델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사우디에 이란과 이라크가 조만간 이번 동결에 참여하도록 설득시키겠다고 장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와 이란, 이라크 석유 장관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회동을 갖고 산유량 동결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 장관은 17일 만남을 앞두고 산유량을 동결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 제재 이전 수준으로 (이란의) 산유량을 회복하는 것이야 말로 명확하다”며 “모든 사람들이 생산량이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가 이란 제재 기간 하루에 100만 배럴 가량 생산량을 끌어 올린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만 국가들이야 말로 원유 공급 과잉에 따른 “유가 붕괴에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에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원유를 생산했었다.

일각은 동결 조치만으로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동결에 합의한 산유국들이 이미 생산량을 역대 최고치로 올려 놓은 상태라는 것. 사우디 산유량은 1월 16일 기준으로 1023만 배럴, 러시아의 산유량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091만 배럴이다. 두 나라 모두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에 가깝기 때문에 동결에 합의했더라도 수요량에 비해서 공급량이 무려 3억배럴이나 더 많다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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