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증강 움직임…한반도 '세계의 화약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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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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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최강 스텔스 F-22 전투기 4대, 한반도 긴급출동

  • 중국 공산당 기관지 전시상황 언급하며 견제

  • 오바마, 중국에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중단" 촉구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군비 경쟁이 남중국해를 넘어 한반도까지 상륙한 것일까.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 랩터(Raptor) 4대가 17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했다. 지난달 10일 B-52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인 노스캐롤라이나호에 이어 한달 여 만에 F-22 랩터가 한반도 상공에 출동하면서 미국이 자랑하는 전략무기들이 한반도에 총 출동한 셈이다.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 및 추가 도발 경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이 이에 즉각적으로 군사력 증강을 예고하며 맞불을 놓고 있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 및 추가 도발 경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이 이에 즉각적으로 군사력 증강을 예고하며 맞불을 놓고 있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한반도 내 미국 전력 증강

이날 한반도 상공에 출동한 F-22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적 레이더망을 피하는 뛰어난 스텔스 능력과 초음속 비행을 하는 슈퍼크루즈 능력을 갖고 있다.

최대 속력은 마하2.5, 시속 3060km로 여객기의 속도가 시속 900km인 것을 감안하면 여객기의 3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일본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F-22는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작전 반경은 2000km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F-22는) 미국이 내세우는 가장 최신 전투기라고 할 수 있다"며 "보통 전투기 세대를 5세대까지 구분을 하는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F-15이나 F-16K( 4세대 혹은 4.5세대)등 전투기의 능력을 다 활용할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5세대 전투기"라고 설명했다.

'랩터'(Raptor)로 불리는 F-22는 적 레이더망을 피하는 뛰어난 스텔스 능력과 초음속 비행을 하는 슈퍼크루즈 능력, 250㎞ 밖의 적을 탐지하는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를 갖춰 현존하는 모든 전투기를 압도한다.

이 전투기의 가장 큰 장점은 평양 상공으로 몰래 들어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무 공간이나 북한군 핵심 시설에 핵 폭격을 가할 수 있다. 과거 F-22 전투기가 출격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동안 공개활동을 자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달 10일에는 3000㎞ 떨어진 곳에서 북한 지휘부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탑재한 B-52 장거리 폭격기를 오산공군기지 상공으로 출격시키기도 했다.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노스캐롤라이나호도 지난 16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고 다음 달에는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와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 미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해병대를 군수지원하는 해상사전배치선단 등이 출동한다.

군 관계자는 "미군은 앞으로도 주요 전략무기를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해 대한민국 방어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내달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독수리연습(FE)이 예정돼 있는 등 미국의 군사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실전 수준으로 집중 배치되는 등 준전시 체제에 돌입하는 모양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물론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 中, 동북지방에 군사적 배치 강화 說 '솔솔'

중국은 한반도 전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언급과 함께 올 3월 미국의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추진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의 한반도 전개를 앞두고 중국의  전략 핵미사일 운용 부대인 로켓군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D 전략 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또 언론을 통한 경고메시지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마땅히 한반도의 최악의 상황에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한반도 전시 상황에 대한 만약의 사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을 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북한의 '체제 붕괴'를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미국의 한반도 주변에 대한 군사적 배치 강화,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 가능성에 관한 소문 등을 거론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질적으로 고조되고 엄중한 군사충돌의 가능성이 커지는데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국이 중국의 권고를 듣지 않아 한반도에서 전란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각국에 도의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전략적 준비의 출발점은 우선적으로 스스로의 국가이익 및 안전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한반도에 만일 전쟁이 발생한다면 중국의 민심은 중국의 안전에 위협을 받는 정도에 따라 취하게 될 중국의 행동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중국 대중이 가장 관심있는 것은 전란이 압록강을 넘어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신문이 이같이 한반도 전시 상황을 언급하면서 구체적 언급은 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면서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군비경쟁이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대응과 관련, 중국이 군비의 지속적 증가, 전략 미사일 연구와 배치 가속화, 첨단 미사일 증강, 억지력 강화 등을 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한미가 손잡고 북한에 대해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한다면 북한의 반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 역시 손실을 볼 것이다. 주한미군 기지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남북과 미국 모두 이에 대해 각자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에 대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중앙(CCTV) '군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 실시된 로켓군 소속 모 미사일 여단의 훈련 장면을 방영, 둥펑-21D 반함(反艦) 미사일 부대가 10여대의 발사 차량을 동원해 기동훈련을 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에 대해 한 익명을 요구한 중국군사 전문가는 "둥펑21 시험발사가 중국 공영매체에서 공개된다는 것이 굳이 사드를 견제하기 위한 한정적인 의미가 아닌, 중국의 동북아전략상 상대국의 주요전략이 (중국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상징적 의미"라고 말했다.

미중 간의 군비 경쟁의 전장은 센카구 열도, 방공식별구역을 넘어 한반도까지 넓히면서 경쟁의 강도는 날도 더해지는 형국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해함대가 지난 10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 미확인 물체가 진입한 것을 발견하고서 전투기와 함재 헬기를 출동시켜 대응했다고 동방일보(東方日報) 등 중화권 매체가 15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여러 군 비행장의 전투기들도 미사일을 탑재한 채 전투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중국군은 미확인 물체의 소속 국가나 관련 자료 등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동방일보는 미확인 물체가 미군 F-22 스텔스 전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미국 전략자산에 촉각이 곤두서 있는 현 중국 군부의 상황을 간절적으로 드러냈다.
 
◆ 오바마,  중국에 "군사기지화 중단"...한반도 세계의 화약고 되나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아예 대놓고 중국 정부를 향해 '군사기지화 중단'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휴양지인 서니랜즈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미·아세안 정상회의가 폐막한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남중국해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남중국해'와 중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과 중국의 이같은 군비 경쟁은 한반도가 새로운 세계의 화약고가 되는 것을 의미해 안보적인 측면 외에도 대외 신인도 추락 등의 경제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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