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전세계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이란 증시의 독주가 돋보이고 있다.
이란 증시의 대표지수인 테헤란주가지수(TEDPIX)는 지난 1월 대(對)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20% 가량 상승했으며 해외 투자자들이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란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CNN머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테헤란증시는 제재 해제뒤 한달간 18.3% 급등했고 일평균 거래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3배 증가한 1억5000만달러(약 1840억원)로 뛰어올랐다. 제재로 이란을 떠났던 토탈, 로열더치셸 등 메이저 석유회사와 PSA푸조 시트로앵, 피아트,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기업 등 이란시장 재진출을 준비하는 유럽 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투자회사 ACL의 애널리스트는 “시장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이란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이란에는 고등 교육을 받은 인구가 많고 시장이 큰 점을 고려할 때 G20에 합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경제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테헤란 증권 거래소는 중동 국가 중 다섯 번째로 큰 시장으로 300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시가 총액은 대략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세계 기준으로 볼 때는 작은 편이다. S&P500지수는 지난 1월 말 기준 시가 총액이 17조 8000억원(약 2경 1805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외국 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이란 시장 전망은 밝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현재까지의 상승장은 이란 역내 투자자들이 끌어왔다. 해외 투자자들은 관망세에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 들이 앞으로 이란 주식시장의 외국 펀드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투자 그룹 터코이즈 파트너의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1년간 1억달러~2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상승세를 이끄는 주요 업종은 자동차, 제약, 엔지니어링 등이다. 그 중 자동차 주가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이란 최대 자동차사인 호드로가 프랑스 자동차사인 푸조와 50대 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자동차 생산에 나설 것으로 발표한 뒤, 이 기업의 주가는 무려 52%나 치솟았다.
물론 이란 시장에는 위험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최근 원유 수출에 나섰으나 유가가 여전히 하락세를 못벗어나고 있는 만큼 이란이 원유에만 의존해서는 경제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현재 경제 성장률은 제로에 가깝고 실업률은 10%를 넘었다. 은행 대다수가 극심한 부채에 시달리는 것도 문제다.
온건파와 보수파 간 정치적 긴장이 높은 것은 최고의 악재로 꼽힌다. 이러한 정치적 갈등은 시장의 신뢰 부족과 자금이탈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란 내 불필요한 행정절차 개혁 및 은행분야의 과도한 채무 해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란 주식 시장이 앞으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무엇보다 이란 주식이 매우 저평가 돼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만큼, 앞으로 국제 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경제학자 일부는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7년간 매년 5~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란 그리폰 캐피탈의 맬라유리 자산 운용사는 "매년 기업수입이 15~25% 급증할 것"이고 "배당 수익도 대략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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