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서울 마포갑은 야권 우세지역으로 통한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험지'라는 단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서울 내 격전지 중 하나인 마포갑에서는 3선 고지를 노리는 현역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험지'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빅매치를 벌일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안 전 대법관과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 내부 경선부터 관심이 뜨겁다.
지난 14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19대까지 6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마포갑은 17대와 19대를 빼고는 모두 여권 보수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와 지자체장 선거 등에선 야권 지지율이 월등했다. '마포 토박이'인 노 의원이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선언하자 노 의원은 "서울 마포는 대대로 당의 대표와 국회부의장, 서울시장 등 걸출한 야당인물들을 배출한 정치 1번지"라면서 "마포 하늘이 높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 전 대법관의 경우, 당초 부산 해운대구에 출마하려다 당의 권유로 출마 지역구를 옮긴 케이스다. 마포와의 인연은 숭문중학교를 다녔다는 것이 전부다. 당에선 유명세를 빌려 지지기반이 약한 '험지'에서 당선을 노려보자는 취지다.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에 임명한 것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사실상 전략공천' 시비가 붙은 이유다.
정작 지역 여론은 이 같은 새누리당의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연합뉴스와 KBS가 지난 11~13일 마포갑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4.4% 포인트) 결과, 노 의원이 안 전 대법관과 맞붙는 경우 40.7%의 지지율로 안 전 대법관(30.5%)을 10.2%포인트나 앞섰다.
더군다나 노 의원과 강 전 의원 간 가상 대결에서는 강 전 의원이 34.6%와 노 의원(35.3%)을 오차범위 내에서 따라붙었다. 당이 전략적으로 지역구를 골라준 안 전 대법관보다 오히려 기존의 지역 후보인 강 전 의원이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새누리당 후보 간 지지를 묻는 조사에는 강 전 의원이 29.8%로 안 전 대법관(25.3%)을 눌렀다. 지역구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노 의원으로서는 새누리당 경선 결과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48.05%의 지지를 얻으며 노 의원(45.38%)을 꺾은 전력이 있다. 강 전 의원은 아주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 전 대법관의 험지 출마는 명분이 없다는 것을 마포 주민들이 '표'로써 얘기하는 것과 같다"면서 "마포를 '험지'라고 꼽은 데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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