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차를 고를 때 운전자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연비다. 주머니에서 매주 빠져나가는 기름 값 때문에 소비자들은 연비에 민감하다. 저유가시대에서는 유류비 부담이 덜하지만, 그래도 고(高)연비는 매력적인 요소다.
프랑스에서 온 소형 SUV인 푸조 2008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연비 괴물’이다. 올해 출시한 푸조 2008 유로 6 모델은 이전 모델에 복합연비를 17.4㎞/ℓ에서 18.0 ㎞/ℓ로 3.4% 높였다.
높아진 연비가 어느 정도인지 장거리 주행에서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4일 서울~대전을 왕복하는 353㎞ 여정에서 푸조 2008은 ℓ당 21.2㎞ 연비를 기록했다. 복합연비보다 17.8% 높은 수치였다.
도심 정체구간과 고속도로 구간을 반복하며 특별히 연비주행을 하지 않은 터라,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특히 계기판에서 확인한 주유량은 절반가량 남아있었다. 푸조 2008의 높은 연비에 엄지가 척하고 들렸다.
푸조 2008은 세단을 타던 사람에게는 낯선 느낌을 준다. 자동으로 변속을 맞춰주고 부드럽게 변속하는 세단과 달리 푸조 2008은 참 독특했다. 꿀렁꿀렁 거리는 변속감에 “차가 왜 이렇게 안 나가?” 혼잣말만 이어졌다.
이는 푸조 2008의 변속방식 때문이다. 푸조 2008은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를 기반으로 한 차다. 수동과 자동이 공존할 수 있도록 제작된 6단 전자제어 기어시스템이다. 클러치 페달없이 클러치와 기어변속 기능을 자동화했다.
푸조 2008이 높은 연비를 구현할 수 있는 것도 MCP 덕분이다. 연료손실을 최소화해 수동차량보다 8% 연비향상 효과를 보인다는 게 푸조측 설명이다. 도로 위의 자동차 대부분이 수동인 프랑스에서 온 브랜드임을 감안할때 경제성과 효율성 모두를 잡은 것으로 평가할만 하다.
특유의 변속감은 차에 조금 적응이 되니 운전의 재미로 느껴졌다. ‘부아아앙’하고 엔진음이 커지는 변속구간에서 엑셀에서 발을 떼었다 다시 밟아주니 계기판에서 A2에서 A3으로 변속 되는 것을 볼 수 있고 몸으로도 느낄 수 있다. 또 푸조만의 작은 스티어링 휠 뒤쪽에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기어 변경을 하니 레이싱하는 기분도 들었다.
푸조 2008의 앙증맞은 디자인과 생각보다 넓은 실내 공간은 또다른 매력이다. 앞좌석에서 뒷좌석을 바라봤을 때 도저히 4인승은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뒷좌석에 앉아보니 널찍했다. 키 164㎝ 여성이 앉았을 때 주먹 한개 반 정도의 무릎공간은 확보됐다. 다만 덩치 큰 남성이 앉을 경우, 앞좌석을 조정해야하는 배려가 필요했다.
푸조 2008은 액세스, 악티브, 펠린 3개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690만~3120만원이다. 푸조 2008은 잘빠진 디자인, 수입차 대비 저렴한 가격, 소형 SUV 실용성, 여기에 연비까지 갖춘 차로 가격대비 좋은 성능을 원하는 20~30대 오너에게 매력적인 차가 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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