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군침' 현대증권 매각가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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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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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증권업계 최대 매물인 현대증권을 너도나도 사겠다고 저울질하면서, 몸값이 어디까지 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자문단을 꾸려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고, 다른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자본도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날 PwC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회계와 법률 자문사로 선정하고 '현대증권 인수 참여 준비를 위한 자문단'을 구성했다.

앞서 12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입찰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내부에 태스크포스(TF)도 꾸려 대비해왔다.

이번에 자문단 구성을 마친 만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곧장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KB금융지주도 자문단을 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와 딜로이트회계법인을 포함한 자문단을 조만간 구성해 현대증권 인수 실사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실사 마감일인 내달 11일까지 현대증권 재무 상태를 비롯한 회사 전반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인수전 참여 여부도 그때 가서 최종 결정한다. 

두 금융지주가 경쟁에 나서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처음 매각에 나섰을 때만 해도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사모펀드 3곳만 참여했었다.

이에 비해 이번 매각에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인수 타당성과 시너지 효과를 검토해 이르면 이번주 안에 결정을 낼 전망이다.

2015년 차순위 인수협상자에 선정된 바 있는 파인스트리트와 중국계 자본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와 지방 소재 금융지주 역시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미 고배를 마신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도 다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외국 자본은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이 이처럼 흥행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KDB대우증권 매각으로 당분간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5000억∼7000억원 규모인 인수대금도 매력적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 희망자는 이번 딜에서 가장 큰 매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을 것"이라며 "7000억원 내외로 자기자본 3조3000억원인 대형 증권사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미 2015년 6월 아이엠투자증권을 합병한 바 있어, 추가 비용을 쓰는 데 신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대증권 매각에서 걸림돌도 없지는 않다.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은 현대증권 인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에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을 묶어 팔면서 1조원 안팎을 매각대금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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