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성소수자 비하한 파퀴아오와 계약 파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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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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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키]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필리핀 영웅인 매니 파퀴아오(38)가 “동성애자는 동물만 못하다”는 성소수자(LGBT) 비하 발언을 한 뒤, 전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가 파퀴아오와 계약을 끊기로 결정했다고 CNN머니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나이키는 성명을 내고 “파퀴아오의 (성소수자 비하) 발언은 혐오스럽다”며 "그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나이키는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나이키는 성소수자를 오랜 시간 지지하고 후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나이키는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레인보우 깃발로 디자인한 운동화 비 트루(BE TRUE)를 선보이며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바 있다.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지난 2003년에 성폭행 혐의를 받았을 때 나이키가 계약을 유지했던 점과 비교하면 이번에 큰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파퀴아오가 오는 4월 열리는 티모시 브래들리와의 세 번째 대결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은퇴할 가능성이 높아 나이키가 계약 파기를 결정하는 데 별다른 고민이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필리핀 현지 방송과 가진 파퀴아오의 인터뷰 발언 때문이다. 그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맺는 건 상식이다. 동물도 수컷과 수컷, 암컷과 암컷이 만나지 않는다. 동물은 최소한 암수를 구별할 줄 알아 우리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그들은 동물만도 못하다”며 성소수자를 비하했다.

이러한 발언은 오는 5월 열리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 중인 파퀴아오가 보수 유권자의 표를 의식하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인구 가운데 가톨릭 인구가 80%에 달할 정도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다. 복싱 8체급을 석권하며 필리핀에서 ‘국민 영웅’으로 통하는 그는 현재 필리핀 하원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논란이 커지자 파퀴아오는 지난 16일(현지시간)에 “동성애자를 동물에 비교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 여론에도 최근 설문조사 결과 파퀴아오는 상원의원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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