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1]'리딩금융그룹 전쟁'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vs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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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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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리딩금융그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각각 '신한사태', 'KB사태'라는 그룹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직후 회장 자리를 맡은 것이 눈에 띄는 공통점이다. 내분으로 인해 조직이 와해되고 고객들의 신뢰가 바닥을 찍은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또 두 사람 모두 경쟁에서 밀려 잠시 회사를 떠나 있다 회장으로 금의환향한 점도 같다.

하지만 리더 자리까지 오른 행보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회장은 부산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종합기획부장, 인사부장, 여신담당 임원 등 은행의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하고 신한생명 대표를 역임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반면 윤종규 회장은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바로 외환은행에 입행한 후 야간 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또 한동우 회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입멤버로 합류한 이후 30년이 넘게 신한금융에만 몸담은 '정통 신한맨'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2002년 고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처음 국민은행에 재무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됐고, 이후 2번의 퇴사와 3번의 입사를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 부드러운 카리스마 한동우 회장

금융권에서는 한동우 회장을 온화한 리더십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덕장'이라고 평가한다. 취임 당시 신한사태로 인해 조직이 혼란에 휩싸였지만 1년 만에 조직을 안정시키며 취임 첫 해인 2011년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그가 취임 이후 꾸준히 '따뜻한 금융'을 강조하는 점도 온화한 리더십이 반영된 것이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은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뿐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일화 가운데 하나가 여신 담당 임원을 하던 IMF 외환 위기 당시 기업 워크아웃을 앞두고 대다수 은행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돈을 빠르게 회수했지만 그는 기업을 돕기 위해 대출기한을 연장해주거나 금리를 할인해준 것이다. 이를 통해 20여개 기업에게 도움을 줬고 이들이 지금까지 신한의 든든한 고객으로 남아있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주변인들을 말한다.

한 회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그의 좌우명인 '무지명무용공(無知名無勇功)'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말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요란한 이름도 없고 용맹도 공적도 없다'는 뜻이다.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남보다 더 많이 앞서 생각하고 고민하겠다는 의지다. 인사부장 시절 직원 4000명의 학력과 이력을 줄줄 외우고 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한동우 회장은 독서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시간이 날때마다 책을 읽으면서 경영 구상을 하고 임직원과 지인들에게도 책을 자주 선물한다.

앞서 지난 1월 있었던 경영포럼에서는 문화인류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저서를 인용하며 인류의 진화과정을 통해 인류 생존에 대한 시사점을 기업 생태계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반소설에서부터 전문 경영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고 설명했다.

◆ 모든 것 챙기는 꼼꼼한 윤종규 회장

윤종규 회장은 회계사 출신답게 꼼꼼한 전략가 스타일이다. 국민은행장을 함께 겸임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꼼꼼함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말 내정자 신분으로 계열사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때 그의 꼼꼼한 경영 스타일을 잘 보여줬다고 KB금융 관계자는 말한다. 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그가 계열사의 재무 상황부터 업무 방식까지 깐깐하게 지적하면서 직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윤종규 회장의 가장 큰 목표를 '리딩뱅크 탈환'이다. 윤 회장은 "1등 은행을 향한 확고한 목표 의식과 일관성을 견지해야 한다"며 "체질을 바꾸고 몸을 가볍게 해야 경쟁 은행을 따라잡을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인력과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5년 만에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과 일반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12월에도 임금피크제 직원 74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전임 회장과 행장간 내분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소통에 힘쓰고 있다. 임직원들의 경조사를 직접 챙길뿐 아니라 이동 중에 KB금융 계열사 지점이 보이면 예고 없이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직원이 집무실에 오면 보고가 끝난 뒤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한다.

◆ 실적에서는 한 회장의 판정승 

실적에서는 현재 한동우 회장이 윤종규 회장을 앞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372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8년 연속 금융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B금융은 순이익 1조683억원으로 신한금융의 뒤를 쫓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선도 금융그룹 수성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기반을 구축한다는 중기 전략 목표를 제시하고, 새해 중점 추진 사항으로 △디지털 환경에 맞는 방법 추구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저성장과 충격에 대비한 리스크관리 제고 등을 꼽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과제는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대면과 대면 채널의 연계를 강화하고,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은행과 증권 연계 복합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여기에 보험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한동우 회장 프로필
▲1948년 부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법학과 ▲신한은행 종합기획부장 ▲신한은행 개인고객본부 신용관리담당 부행장 ▲신한생명 부회장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회장 프로필
▲1955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상고 ▲성균관대 경영학과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 ▲국민은행 개인금융그룹 대표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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