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전자는 엔지니어링, 기술, 독창성, 외부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력, 외부 변화에 따라 비전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의 변화 등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삼성전자 속에 내재하고 있는 정체성입니다. 진정 중요한 건 혁신, 독창성, 민첩한 행동력을 강화해 매일 매일 소비자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겁니다. 저는 그저 삼성이 내재하고 있는 진정한 정체성이 오늘날의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유의미하게 구현되도록 했을 뿐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입해 현재 글로벌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 중인 피오슝커(Pio Schunker)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지난 1년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신념에 대해 관찰을 해보니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슝커 전무는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코카콜라에서 CF와 온라인 채널 등 모든 광고 플랫폼에 걸쳐 성공적인 마케팅을 이끌어낸 전문가다. 에미, 클리오, 칸 광고제 등에서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축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 2016)’에 앞서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 브랜드 마케팅의 지향점을 ‘스토리텔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입사하면서 정한 첫 목표는 삼성전자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드는 일”이었다는 슝커 전무는 “삼성 브랜드를 전 세계 모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상징으로 만드는 동시에 브랜드가 존재하는 모든 지역에서 이해 가능한 감성적이고 시각적인 언어를 통해 스스로 표현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목표가 크게 변하진 않은 대신 실행 방법에 있어서는 변화가 있었다. 제가 정말 놀랐던 사실 두 가지가 있다”고 삼성전자에서의 경험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큰 기업에서는 탑다운 방식, 즉 명령과 통제를 통해 이뤄지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삼성전자는 꽤 독특했다는 것이다.
슝커 전무는 “제가 예측했던 업무방식과 완전히 달랐다. 비전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처음부터 본사와 협력하는 동시에 제가 위치한 지역에서 실무를 진행했다. 따라서 첫 달에는 본사와 협력하며 고위 경영진들이 정확하게 실행하고자 하는 바와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후 7~8개월간 브랜드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다양한 지역과 협력하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슝커 전무가 놀랐던 또 한 가지는 ‘속도’였단다. “제가 이전에 일했던 회사들과 달리 삼성전자는 놀라운 속도로 일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매우 전략적이지만 궁극적으로 그 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 매우 조심스뤄 한다. 하지만 삼성에선 일단 한 지역의 전략을 수립하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전략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슝커 전무는 “제가 삼성전자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외부의 신선하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방인이 들어오게 되면 왜곡된 시각을 모든 사람들에게 강요하게 될 위험도 있다. 기업 내에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유일한 방법, 즉 ‘살아남는’ 방법은 기업이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진정한 DNA와 기업의 행동양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슝커 전무가 제작한 첫 번째 마케팅 영상은 “진화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누가 알겠는가?”라는 말로 마무리 됐다. 그 의미에 대해 슝커 전무는 “삼성전자는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바로 그 부분이 우리 DNA의 핵심이다. 영상을 통해 우리가 진출한 모든 장소, 우리가 이룩한 모든 혁신에 대한 축하이자 더불어 우리가 진출하게 될 모든 곳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축하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모든 위대한 브랜드와 기업은 보이지 않는 적이 있기 마련이다. 제가 삼성에 근무하기 시작한 첫날, 삼성의 가장 큰 적은 현실 안주라고 생각했다. 이 영상은 은연중에 현상 유지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명해 우리의 삶을 재정립하고 넓혀 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이 영상이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해당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본 영상에서 과연 스마트폰 시장이 정말 포화상태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외치고 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휴대전화가 할 수 있는 한계를 완전히 재정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슝커 전무는 “이번 영상부터 시작해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될 플래그십 런칭에서 여러분이 느끼게 될 가장 큰 변화는 스토리텔링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저희가 첫 번째로 선보일 이야기는 우리가 갖고 있는 혁신의 유산에 대한 것”이라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세계 최초의 역사를 만들어냈음에도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여러분은 삼성전자 마케팅의 매우 커다란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왜냐하면 우리는 마케팅에 있어서 더 이상 기술이나 스펙에 국한하지 않고 제품에 대한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둘 계획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일상생활에서 제품이 가지는 맥락이 중심이 될 것이다. 여러분은 더 이상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진정한 목적과 의미가 있는 혁신을 보게 될 겁이다. 또 보편적인 인류의 통찰과 진실성을 기반으로 나아갈 것이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삼성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어 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슝커 전무는 “제가 가장 놀라고 지금도 영감을 받고 있는 부분은 제가 삼성에 처음 와서 오리엔테이션을 받던 때였다. 사실상 그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삼성이 단순한 기술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깨달았다”면서 “사실 삼성은 주변의 사람들, 나아가 전 인류를 이롭게 하기 위해 창립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 인류 진화의 개념은 삼성의 설립과 방향성에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요소였습니다. 저는 즉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게 될 브랜드의 청사진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규칙을 깨고 새로운 규칙을 만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에 대한 규칙이 새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항상 소비자에게 귀를 기울여야 힌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건 본사가 얼마나 각 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가이다. 이 같은 관계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5년 뒤 삼성전자 브랜드가 어떻게 나아갈 것이냐는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 브랜드와 기업을 재정의하기 위한 여정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5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매년 방향을 바꾸는 광고 캠페인이 아이다. 계속해서 걸어가는 여정이다. 필요하다면 경로를 수정하겠지만 이런 길이야말로 크고 강한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지속되기 위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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