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뚫으라는 FBI 요구에 애플 반발…23일 30여개 도시에서 애플 옹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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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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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플 뉴스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세계적인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애플이 아이폰의 보안시스템을 뚫도록 연방수사국(FBI)과 정치권이 압력을 가하는 모양새다. 

애플이 아이폰 잠근 해제 프로그램을 FBI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자 정치권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오는 23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에서 애플을 옹호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시위를 주관하는 온라인 권익 단체 ‘미래를 위한 싸움’의 에버 그리어는 미국·영국·홍콩·독일의 30여개 도시에 있는 애플 스토어 앞에서 애플 옹호 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시위가 오바마 행정부를 설득해 FBI에게 제동을 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의 발단은 미 법원이 지난 12월 발생한 샌버나디노 총기 테러범이 지니고 있던 아이폰을 자금해제할 수 있도록 FBI의 손을 들어주면서 부터다. 아이폰의 보안체계가 허점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니 이를 만든 애플이 직접 암호 해제 프로그램인 백도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FBI에 제공하라고 법원은 명령했다. 

이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의 요구를 "위험스러운 선례를 만드는 것일 뿐 아니라, 해커나 전체주의적 정부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곁쇠(본 열쇠는 아니지만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열쇠)라는 위험스러운 도구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법원의 명령을 거부했다. 

설사 문제의 아이폰 한대에 대해서만 암호를 해제하더라도, 그 이후 "국가안보와 거리가 먼" 일반 범죄 사건에서도 이 선례를 내세워 암호 해제 요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애플의 주장이다. 아울러 중국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정부든 애플에 같은 요구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 인권 운동가들은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보안시스템이 강력한 아이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애플의 반발이 강력하자 정치권은 애플이 암호 해제 프로그램을 제공토록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수사기관이 암호화된 정보가 필요할 경우 관련 업체가 협조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입법할 계획이라고 지난 17일에 밝혔다.  

또 상원 정보위원장인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이 법원의 암호화 해제 명령에 응하지 않은 기업을 형사 처벌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러한 백도어 의무화 입법 움직임에 대해서 뉴욕타임스(NYT)는 "큰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범죄자나 국내외 정보기관이 이러한 기능을 악용해 대규모 감시를 자행하고 기밀을 빼낼 것이고, 개인과 민간기업은 물론 정부의 안보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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