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계를 휩쓰는 마이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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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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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전세계 경제에 '마이너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의 중앙은행은 지난달 29일 기습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선언했다. 그뿐인가, 시장에서는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이 3월에 마이너스 폭을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전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섰던 미국 중앙은행도 주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도 결국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세계 중앙은행들이 너도나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제로금리를 실시한 미국을 선두로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발 경기둔화, 저유가 등으로 인해 디플레이션 공포가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때문에 유럽·일본 등 거대 경제권이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수요가 침체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서 극단적 금리인하가 투자 및 소비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오히려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거품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일부 유럽 지역에서는 부동산의 거품이 우려되고 있으며, 일본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는 모양새다. 

마이너스 금리는 또 단순 투자진작이 아닌 자국의 통화 가치를 하락시키려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자국 통화가 싸질 경우에는 수출 증대의 효과 뿐만 아니라,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디플레이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경쟁이 화폐 전쟁의 또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때문이다. 

전쟁은 언제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발생한다. 세계를 휩쓰는 마이너스 전쟁은 그만큼 세계 경제가 안고 있는 모순과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변수에 많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한국 경제가 더욱 신중한 행보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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