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정부가 중국과 북핵 관련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만큼 대북 제재 관련 양국의 의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빠르면 이달 안에 일본에서 고위급 회담을 연다는 계획이다. 양국 회담 대표로는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과 쿵쉔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달 6일 있었던 북한 핵실험 이후 처음 열리는 양자회담이 된다. 이 자리에서 양국 대표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등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 미국, 러시아, 영국 측과 잇따라 논의를 갖고 대북제재안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우방국 중 하나인 중국은 매번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입장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다만 남중국해와 대북 정책 등 주요 이슈 사이에 온도차가 있어 회담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에서는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방중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당초 오는 4월께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열고 의견을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중국 측이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방중 계획이 무산됐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아베 정권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을 너무 자극했고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상처를 주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일본 관료의 방중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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