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 부장(장관 격)이 중국 기업의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지나치게 빠르다며 다소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러우 부장이 26일 상하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19일 개최된 '2016 중국 경제 50인 포럼'에서 "지난 8년간 중국 임금 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2~3%포인트 가량 웃돌면서 중국의 경쟁력을 저하시켰다"고 일침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러우 부장은 "중국의 노동계약법이 기업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오히려 중국 노동시장의 탄력성과 요소 생산성 증가를 제약해 결국 근로자에게도 부정적이다"라고 꼬집었다. 인건비 증대가 기업부담을 높이고 이에 따라 중국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결국 '인력수요' 감소 등 근로자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중국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노동시장의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노동계약법도 근로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주민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2만1966위안(약 415만원)으로 전년 대비 실질 증가율(물가 상승분 제외)이 7.4%에 달했다. 농민공의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평균보다 0.1%포인트 높은 7.5%를 기록했다. 25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중국 성장률 6.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외에 러우 장관은 상하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과 위안화 절상에 합의할 것이라는 일부 외신의 추정보도에 대해 "상상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러우 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논의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위안화 절상 공조는 언론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것으로 그런 제안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외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위안화 절상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신(新)플라자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 달러화 강세 완화를 위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5개국(G5) 재무장관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절상을 유도하겠다는데 뜻을 모은 것을 말한다.
전문가도 '위안화 절상 공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데 의견을 보탰다. 관타오(關濤) 중국 전 국가외환관리국 국제결제부 부장도 "환율의 적정 수준을 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G20 재무장관이 위안화 환율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은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중국 각 경제부처 수장이 "지나친 시중 유동성 공급은 자제하면서 동시에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에 이어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공급이나 재정정책 운용 등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 겸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은 "통화정책은 적절하고 탄력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통화공급은 피하고 이에 따른 파장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운용해 총수요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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