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한준호·정광연(바르셀로나) 기자 =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5G 상용화’를 선점하려는 한국과 일본의 이동통신업계 경쟁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뜨겁게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세계전파통신회의(WRC-15)에서 논의된 5G 주파수 할당에서 한국 주장에 밀려 초조해 하던 일본은 NTT도코모를 전면에 내세워 기술력으로 대세 역전을 노린다.
SK텔레콤은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20.5Gbps 속도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5G 시연에 성공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실 환경이 아닌 공공장소에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제시한 5G 요구사항인 20Gbps 속도를 넘어선 것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다.
KT도 5G 관련 신기술로 맞불을 놨다. KT는 세계 최초로 적용될 5G 전송과 구조 기술인 밀리파(mmWave), FTTA(기지국 트래픽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이는 기술), MEC(모바일엣지컴퓨팅)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KT는 5G 요구사항인 초저지연, 고신뢰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MEC 기반 초저지연 동시동영상전송기술(eMBMS)을 선보인 바 있다.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적용될 5G 기술을 이번 MWC에서 대거 공개해 전 세계에 성공적인 ‘5G 올림픽’ 성공 확신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도 5G 기술시연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NTT도코모는 전파를 증강현실(AR)로 가시화하는 장치를 이용해 5G 주파수가 이동국 수신 장치를 통해 전송되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는 시연을 준비했다. 또 5G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로 용도에 따라 최적의 가상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기술 ‘네트워크 슬라이스’의 개념과 원리, 제어기술도 소개한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EPC 소프트웨터'의 작동을 가능케하는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의 개발을 세계 최초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복수의 통신사의 EPC소프트웨어를 공통의 하드웨어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설비 이용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NTT도코모는 일본 총무성과 함께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5G 상용화를 실현시킬 계획이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5)에서 일본이 원하던 방향으로 5G 국제표준화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이 5G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수용된 점은 일본 통신당국과 통신업체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NTT도코모 관계자는 지난 WRC-15의 결과를 두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나타낸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NTT도코모는 현재 삼성,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과 함께 5G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주파수 채택 실패에 따른 계획 차질을 기술력으로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