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일어섬)' 선봉장인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集團)의 인수합병(M&A) 행보가 거세다. 이번엔 중국 가전공룡 TCL그룹과 손잡고 100억 위안(약 1조8800억원) 규모의 산업 M&A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 등 현지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칭화유니그룹이 48% 투자하고, TCL그룹이 10% 투자해 조성된다. 나머지는 3명의 개인투자자가 투자했다.
펀드 명은 ‘시짱둥웨이싱화투자중심(西藏東偉興華投資中心)’이라 정했다. 운용기간은 총 10년으로, 초기 6년은 투자, 나머지 4년은 투자금 회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로 칭화유니그룹과 TCL그룹과 관련있는 산업을 비롯해 TMT(기술·미디어·통신), 제조업 혁신, '인터넷플러스' 산업 방면에 직접투자하거나 M&A 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칭화유니그룹이 반도체 칩·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단말기 방면으로까지 발을 넓히며 스마트제조업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지난해 2월 TCL에 10억 위안을 투자한 칭화유니그룹은 3.92% 지분을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때부터 양사는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자오웨이궈(趙偉國)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칭화유니그룹은 기술 전문회사로 개인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초가 빈약한 반면 TCL은 가전기업으로 개인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장점"이라며 "칭화유니그룹의 핵심기술과 TCL의 소비혁신 능력을 결합해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M&A를 통해 양사 모두 규모나 기술적 으로 성장해 중국 하이테크 기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칭화유니그룹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미국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 웨스턴디지털의 대주주가 된 데 이어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회사인 샌디스크를 우회인수하기로 해 세계를 깜짝 놀래켰다.
연초 칭화유니그룹 지주사인 칭화홀딩스의 쉬징훙(徐井宏) 회장은 반도체 분야 투자를 위해 최대 2000억위안의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칭화유니그룹은 5~10년내 모바일 칩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로 올라서고, 인텔·삼성에 이은 세계 톱3 반도체 기업 진입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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