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 20개월 간 바닥 모르고 추락한 국제유가의 회복 속도가 더딜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17년에나 원유 시장의 수요·공급이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당분간 유가가 세자릿수로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국제 석유 시장의 조건을 고려하면 지정학적으로 큰 변동이 없는 한 국제유가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2017년이 돼야 원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요·공급이 균형잡혀 재고가 줄기 시작해도 축적된 재고량이 엄청나 유가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당분간 유가가 두자릿 수에 머물 것이라고 IEA는 강조했다.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35달러선을 유지하고 내년에는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칠 것이며 2020년쯤에나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돼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 보고서는 공급 과잉이 저유가에 직면한 산유국과 에너지 업체들이 채굴 장비 수를 줄이는 등 투자를 줄인 후에나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감소 흐름은 이미 진행 중으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업스트림(유전 탐사 채굴)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다.
이 외에 IEA는 2021년쯤에는 “미국과 이란이 각각 비(非) 석유수출기구(OPEC. 오펙)와 오펙 회원국에서 생산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은 당분간 감소세에 직면하겠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회복하면 셰일 오일 업체들은 대대적으로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다. 오는 2021년 이전에 일평균 1420만배럴로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IEA는 분석했다.
이란의 원유 생산도 오펙 회원국 중 가장 많이 늘어나 2020년에는 현재 생산량보다 100만 배럴 많은 하루 394만 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단, IEA는 "경제제재에서 풀린 이란이 이 기간 중 오펙 산유량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하겠지만, 2위 산유국 지위를 되찾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라크가 오펙 내 2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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