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연초부터 소비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음하는 내수경기 침체의 돌파구로 면세점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후면세점을 늘려 지역별 소매점 매출을 올리고 시내면세점 확충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유커) 매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23일 홍종학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비중은 전체 외국인 중 85.7%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면세점 총매출의 57%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 외국인관광객 매출은 전체의 66.5%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점 총 매출액을 보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0.7% 증가한 9조19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인천공항 내에 위치한 출국장면세점은 1.6% 감소했으나 시내면세점(Duty Free Shop)의 경우 14.7%가 급증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해외여행 증가로 관광수지 적자가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면세점 매출은 연이은 증가세다.
거듭되는 유커 파워는 면세점 매출 상위 품목과 매출 상위 브랜드 순위의 변화도 불러오고 있다. 최근 4년간 1·2위를 다투던 루이비통·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국내 화장품이 앞질렀기 때문이다.
2015년 품목별 매출 1위는 화장품이 전체 매출액의 45.5%를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Whoo’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각각 브랜드별 매출 1·2위를 기록하는 등 화장품에 대한 유커들의 선호도가 높다.
그 다음으로는 가방류(16.0%), 시계(9.6%), 담배(5.0%), 귀금속(4.2%)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 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 육성을 통한 내수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사후면세점을 늘려 각 지역별 소매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내면세점 오픈 및 확충을 통해 유커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외래관광객의 소비 정책도 조언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가는 유커들의 ‘싹쓸이’ 소비로 마케팅이 활발하다”며 “국내 한 명품관의 경우는 예상을 뛰어넘는 유커 매출을 보이는 등 내수 소비에 활력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 측은 “전국 14개 시도에 신설되는 규제프리존 가운데 관광특구로 지정된 부산·강원 2곳에는 시내면세점을 신규로 허용하고 쇼핑 편의를 위해 사후면세점의 즉시 환급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신규면세점 특허를 내줬지만 유커들의 수요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장 오픈 후 뿌리를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시내면세점 허용 방침도 관련법 통과가 이르면 내년 가능할 전망인 점도 면세점사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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