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여대생 청부살인'을 저질렀던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길자가 살인을 위해 조카와 동창생까지 끌어들여 다시금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2년 피해자 A(당시 22세)씨를 살해하기 전 윤길자는 판사인 사위와 그의 이종사촌 여동생인 A씨의 불륜을 의심해 조카와 현직 경찰관 등에 돈을 주면서 미행을 지시한다.
24시간 미행에도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자 결국 폭발한 윤길자는 직접 피해자 집을 찾아 폭언을 하고,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고소를 당하지만 미행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되는 감시에 피해자 가족은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하고 받아들여지자 자존심이 상한 윤길자는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이에 윤길자는 폭력 범죄 전과가 있는 조카 윤남신(42세)과 고등학교 동창 김용기(42세)를 끌어들이고, 1억7500만원을 받은 이들은 사건 당일 A씨를 납치해 야산으로 끌고 간다.
경기도 하남 검단산으로 A씨를 데려간 이들은 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한 후 구입한 공기총으로 얼굴 머리 등에 6발을 쏴 죽인다. 공중전화로 윤길자에게 성공했다는 말을 끝으로 이들은 4일 후 베트남으로 도피하게 된다.
하지만 인터폴을 통해 긴급 체포 요청이 발령되고, 중국에서 숨어지내던 이들은 2003년 3월 체포돼 한국으로 추방된 후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된다.
이 와중에도 영남제분 회장이 받아준 허위진단서로 윤길자는 감옥이 아닌 병원에서 초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나며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한편, 23일 경기 하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의 피해자 하씨의 모친인 A(64)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자살한 정황이 없으며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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