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제분 사건 여대생 어머니] 사촌오빠 잘못된 말 한마디에…청부살인까지 '소름'

[사진=SBS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피해자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건의 발단이 사촌오빠의 말 한마디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판사였던 피해자 사촌오빠인 K(당시 30세)씨는 중매인을 통해 영남제분의 류원기 회장 딸과 결혼하게 된다.

어느날 K씨의 아내는 K씨가 젊은 여성과 자주 전화 통화하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 윤길자(당시 58세·피의자)는 불륜을 의심하게 된다.

직접 딸의 집을 찾아와 K씨를 추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K씨는 "법대에 다니는 사촌 여동생과 전화한 것"이라며 변명을 한다. 

이 말을 들은 윤길자는 사위와 그의 사촌 여동생을 불륜 사이로 오해하게 되고, 불륜 증거를 잡겠다고 생각한 윤길자는 심부름센터를 비롯해 조카와 현직 경찰에까지 돈을 주며 미행을 시킨다. 

하지만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자 직접 승려 복장으로 미행까지 한 윤길자는 직접 피해자 집을 찾아가 "딸 단속 잘해라"며 폭언을 했고, 피해자 가족들은 윤길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게 된다.

그럼에도 윤길자는 미행을 그만두지 않았고, 불안감을 느낀 피해자 가족은 윤길자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 신청을 하게 된다. 이 일로 윤길자는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결국 범죄 전과가 있는 조카 윤씨와 고등학교 동창생 김씨에게 1억7500만원을 주고 피해자 살인을 지시하고, 한달동안 미행을 하며 동선을 확인한 이들은 2002년 3월 6일 수영장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피해자를 납치한다.

산으로 피해자를 끌고 간 이들은 도망가지 못하게 폭행한 후 미리 준비한 공기총을 쏴 죽인 후 베트남으로 도주한다. 하지만 피해자 아버지의 노력 끝에 1년 만에 중국에 숨어있던 이들은 붙잡히게 되고, 윤길자와 함께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한편, 23일 경기 하남경찰서는 지난 20일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의 피해자 하씨의 모친인 A(64)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자살한 정황이 없으며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