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진=영화 '레버넌트' 스틸컷]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오는 28일(현지 시간) 열린다. D-4, 시상식을 4일 앞두고 영화 '레버넌트(The Revenant)'에서 말 사체의 내장을 꺼내 그 안에서 잠까지 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거슬러 1980년에는 로버트 드 니로가 영화 '성난 황소(Raging Bull)'에서 복서 역할을 하기 위해 30Kg 가까이 살을 찌웠다. 디카프리오는 올해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드 니로는 그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타며 고진감래했다.
美 영화전문 사이트 할리우드 리포터가 오스카상 시상식을 나흘 앞두고 역대 영화중 캐릭터를 위해 가장 극한 방법을 쓴, 죽을 고생을 한 배우 톱 10을 꼽았다.
<다음은 10위부터 1위, 톱 10>
▲ 10위 ; 힐러리 스웽크,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 1999년작
힐러리 스웽크(오른쪽) [사진=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 스틸컷]
힐러리 스웽크는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전 한달 이상을 남자 소년으로 살았다. 영화에서 그녀는 친구들이 그가 성전환한 남자란 사실을 나중에 알고 잔혹하게 강간당하고 살해되는 트랜스젠더 10대소년 티나 브랜던 역할을 맡았다. 스웽크는 이 역할을 하기위해 실제 이웃 사람들이 자신을 빌리란 사촌 소년이 동네를 방문한 것으로 여기게끔 위장했다. "5주동안 남자로 살며 동네를 돌아다녔다"는 그는 가슴을 끈으로 묶어 조였고, 남자들의 버릇을 따라 했다. 결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녀는 "나는 평생 힐러리로 되돌아 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난 나 자신을 완전히 버렸었다"고 회고했다.
▲ 9위 ; 다니엘 데이 루이스, '나의 왼발(My Left Foot)', 1989년작
다니엘 데이 루이스 [사진= 영화 '나의 왼발' 스틸컷]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나의 왼발'에서의 크리스티 브라운 역을 하며 메소드 연기로 정평이 났다. 영화 제작기간 내내 뇌성마비 작가 역으로 살며 한번도 휠체어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촬영요원들로부터 숟갈로 밥을 받아 먹었다. 크랭크 인 이전부터 두달간 더블린 뇌성마비 클리닉 센터에서 지내기도 했다. 차후 영화에서도 그는 역할속에 살았다. '더 박서'를 위해서는 실제 파이터와 훈련했고,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위해서는 감방에서 잤다.
그는 결국 '나의 왼발'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획득했다.
▲ 8위 ; 톰 행크스,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년작
톰 행크스 [사진=영화 '캐스트 어웨이' 스틸컷]
톰 행크스는 살을 찌우고 또 뺐다. 영화초 중년의 배달원 직장인 척 놀란드 역을 하기위해 50파운드(약 20Kg)를 찌운 그는 비행기 추락후 4년간 섬에 갇혀사는 로빈슨 크루소 생활을 하면서는 다시 55파운드(약 25Kg)를 줄였다. 피지 군도의 모누리키섬에서 3개월간 촬영하며 그는 55파운드를 뻬기 위해 극소량의 음식을 먹고 일주일간 6일간 운동했다. 그는 1년간 수염과 머리도 깎지 않았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준비하는데 엄청난 짐이었다"는 톰 행크스는 영화를 찍으며 1년간 배구공 윌슨과만 지냈다. 촬영도중 포도상구균에 감염돼 촬영이 3주간 중단되기도 했던 그는 나중 당뇨병까지 얻었다. 그는 이 영화로 '필라델피아'(1993), '포레스트 검프'(1995)에 이어 세번째 오스카상 남우주연상을 안았다.
▲ 7위 ; 히스 레저, '다크 나이트(The Dark Night)', 2008년작
히스 레저 [사진=영화 '다크나이트' 스틸컷]
히스 레저는 미치광이 조커가 되기 위해 어두운 곳만 찾아다녔다. 그는 이 배트맨 영화 2008년 개봉되기 수개월전 뉴욕 자신의 아파트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의 아버지 킴 레저는 아들이 소시오패스 役을 준비하며 "호텔이나 아파트를 한달간 걸어 잠그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영화를 하던 그 역할에 자신을 푹 담근다"
히스 레저는 생전 엠파이어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한달간 런던 호텔방에 문 잠그고 앉아 있었다. 안에서 일기를 조금 썼고 목소리 연습만 하며 보냈다"며 "그래서야 내 행동에 일말의 가책도 없고 동정의 여지도 없는 소시오패스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후에 이 조커역으로 오스카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 6위 ; 샤를리즈 테론, '몬스터(Monster)', 2003년작
샤를리즈 테론(오른쪽) [사진=영화 '몬스터' 스틸컷]
샤를리즈 테론은 '몬스터'를 하며 남들이 거의 몰라봤다. 연쇄살인범 에일린 위어노스 역에 들어가기 위해 30파운드(약 14Kg)'를 불렸다.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에서 6명의 남자를 연쇄 살해한 창녀를 연기했다. 12년 기결수 감옥에 살다, 2002년 결국 사형당한다.
테론은 얼굴을 부풀리기 위해 크리스피 크림 도넛츠에 감자칩을 엄청 먹었다고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토니 지에 의존해 일부러 햇볕화상을 입고 얼굴을 얼룩지게 했다. 또 눈썹을 밀고 입안에는 치아 보철까지 했다. 촬영전 죽은 실제 주인공 위어노스가 10년간 친구들에게 보낸 수천통 편지를 읽은 테론은 여성의 또다른 면을 보고 위어노스에 몰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2004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5위 ; 로버트 드 니로, '성난 황소(Raging Bull)', 1980년작
로버트 드니로 [사진=영화 '성난 황소' 스틸컷]
드 니로는 복서 제이크 라모타 역을 연기하기 위해 무려 60파운드(약 28Kg)' 체중을 불렸다. 전기 스포츠 영화를 준비하며 드 니로는 단짝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시나리오를 들고 카리브해 세인트 마틴섬에 들어가 고립했다. 4개월간 그는 살을 찌워야 했으며 북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돌며 폭식했다. 145파운드(약 65Kg)였던 드니로는 돌아올때 215파운드(약 98Kg)'가 됐다.
"처음 15파운드 찌울 때는 재밌었다. 그후부터는 고생이었다"는 배우는 매일 파스타와 육류, 버터, 아이스크림, 맥주를 섞어가며 하루 꼬박 세끼를 다 먹었다. 스콜세지 감독은 촬영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는데, 드 니로의 체중이 몸의 자세에 영향을 주고 심지어 언어와 호흡에까지 이상증세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드 니로는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획득했다.
▲ 4위 ; 자레드 레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Dallas Buyers Club)' 2013년작
자레드 레토 [사진=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스틸컷]
전기영화에서 레토는 매튜 맥커너히를 상대로 에이즈에 감염된 성전환 여성 레이욘 역을 연기했다. 여자 역을 하기위해 살을 빼야 했는데 레토는 "단순히 먹는 걸 중단했다"고 말했다. 무려 114파운드(약 52Kg)를 줄이고 촬영에 임했다.
눈썹까지 몸의 털이란 털은 다 깎고, 목소리 음조까지 바꿨다. 25일간 여장 촬영을 하면서 그는 실제 홀푸드 마켓 등지를 돌아다니며 길거리 테스트도 했다. "(푸드마켓에 왜 가냐?고) 묻지 마. 난 안 먹어. 가서 보고, 침만 흘리다 올거야"라고 했다. 자레드 레토는 남우조연상을 탔다.
▲ 3위 ; 매튜 맥커너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Dallas Buyers Club)', 2013년작
매튜 맥커너히 [사진=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스틸컷]
맥커너히는 47파운드(21kg)를 빼고 이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영화에서 그는 에이즈 환자에서 사회활동가로 변신하는 론 우드루프 역을 연기했다. 촬영전과 촬영기간을 포함한 6개월간 그는 햇볕과 집중을 방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 자택에 칩거했다. 주인공 우드로프가 에이즈에 걸리기전 2년간의 일기를 그때 읽었다. 생선과 채소만 먹으며 일주일에 7파운드씩 뺐다. "타피오카 푸딩을 조그만 설탕 스푼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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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파운드까지 뺐을때 매튜는 "푸시업 다섯번만 하면 온몸이 뻐근했다. 30피트 달리고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 2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2015년작
[사진=영화 '레버넌트' 스틸컷]
모두 5번 후보에 올랐지만 한번도 못탄 아카데미상에서 디카프리오는 이번에만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만큼 고생했기 때문. 영화에서 그는 곰 공격을 받고 초주검 상태에까지 간 19세기 美 서부 모피사냥꾼 휴 글래스를 연기했다. "내 연기경험중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이 영화에서 들소 생간을 먹고, 혹한속에 말 사체 내장을 끄집어내고 그 안에 발가벗고 들어가 자야했다.
아르헨티나 황야에서 이냐리투 감독과 촬영했다는 그는 "언 강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동물 사체속에서 자고, 그리고 세트에서 밥 먹을 때마다 계속 저체온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촬영세트를 "생지옥"이었다고 부른 그는 "하지만 해야했던 일"이라고도 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가장 유력한 남우주연 후보인 그는 브라이언 크랜스턴('트럼보'),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 맷 데이먼('마션'), 마이클 파스벤더('스티브 잡스')와 경쟁한다.
▲ 1위 ; 크리스찬 베일, '머시니스트(The Machinist)', 2004년작
크리스찬 베일[사진=영화 '머시니스트' 스틸컷]
'머시니스트'의 기념비적 역할을 위해 베일은 60파운드(약 27Kg)'의 체중을 줄였다. 사이코 스릴러인 영화에서 그는 불면증에 걸린 트레보 레즈닉 역할을 맡으며, 180cm의 키에 촬영전 4개월간 121파운드(약 55Kg)'를 만들어야 했다. 애초 캐스팅을 키 작은 배우로 하려 했지만 베일은 물만 먹고 살며 몸을 만들겠다고 배역을 고집했다.
실제 물과 사과와 하루 1컵의 커피만 마셨다. 놀라운 사실은 2005년 다음 영화 '배트맨'을 하기 위해 단 몇달간 몸을 다시 불려야 했던 것. 그는 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어대고 웨이트리프팅을 한 연후에야 180파운드의 몸을 다시 만들 수 있었다.
2010년 영화 '파이터'를 하며 그는 30파운드를 뺐고, 2013년에는 '아메리칸 허슬'에서 43파운드를 찌웠다. "이런 직업 갖지 않겠다. 매번 몸을 바꿔야 하고 정말 고역이다"는 그는 안타깝게도 '머니시스트'로는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대신 서브프라임사태 고발영화인 '빅 쇼트(The Big Short)'로 올해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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