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화웨이 문화는 '거북이 정신'…바보같이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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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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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넝 한국 화웨이 대표

딩넝 한국화웨이 대표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 화웨이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한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지나·한아람 기자= 올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관심이 집중된 곳은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전시장 중심에 가장 크고, 가장 비싼 자리에 부스를 차리며 위용를 과시했다.

화웨이가 국제 박람회에서 화려하게 부스를 꾸리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화웨이는 1998년부터 국제 박람회를 해외 마케팅의 기본 수단으로 활용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왔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기업에 대한 선입견부터 없애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화웨이는 표면적인 투자뿐 아니라, 내실을 키우는 데도 막대한 돈을 쏟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기업=짝퉁기업'이란 고정관념을 바꿔놨다.

매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자체기술력을 확보, 글로벌 기업으로 어깨를 견줄 지속가능한 기업의 토양을 단단하게 다진 것이다.

딩넝 대표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 화웨이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은 비상장회사라는 점"이라며 "그만큼 외부 주주의 영향을 덜 받고 매년 나오는 매출에서 이익이 남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직원에게 나눠준 후, 나머지는 R&D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R&D에 투자해 기술력을 확보한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은 지난해 200억달러(약 23조 8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2014년 121억 달러(약 14조6000억원)에서 7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억8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번째로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를 돌파한 업체가 됐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2015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이 9.8%에 그칠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화웨이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록하며 업계 평균치를 가뿐히 넘어섰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중심에는 품질 경쟁력이 있었다.

딩넝 대표는 "스마트폰의 경우 R&D 투자도 많이 하고, 1만개 이상의 단말기 관련 특허를 갖고 있다"면서 "가격보다 품질경쟁력으로 혁신적인 모델과 제품을 출시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장비업체로 시작해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휴대폰 제조업체로 자리잡을 때까지 화웨이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난한 시간동안 화웨이를 한 방향성으로 잡아준 문화는 바로 '거북이 정신'이었다.

"해외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려는 욕심에 대가를 치르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태도는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어떻게든 계약만 성사시키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안 되면 나중에 다시 하는 한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정도를 밟아나가십시오. 해외시장 진출은 지구전입니다."

양사오룽의 '위기를 경영하라'라는 책에 나오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말이다.

이 말은 화웨이 해외 마케팅의 기본원칙이자 직원의 행동지침이 됐다고 전해진다.

화웨이의 '거북이 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딩넝 대표는 "회장님이 하는 얘기는 '조금 더 바보스럽게 일을 하자'"라며 "외부 유혹을 뿌리치고 자기가 해야할 일, 가야할 길을 우직하게 가야한다고 강조하며 빠르게 가는 대신 더 좋은 품질과 더 좋은 서비스를 갖고 일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것이 '글로벌 IT 기업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한국 시장에서 딩넝 대표가 지닌 경영철학이다.

딩넝 대표는 "한국 시장은 기술력이 앞선 시장 중 하나로, 고객 요구 수준이 높아 이를 통해 경쟁력을 더 보강할 수 있다"며 "한국 로컬 업체들이 워낙 잘하는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좋은 제품을 갖고 소비자를 위해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Y6는 큰 기대를 건 모델이 아닌 만큼, 현재 나온 시장반응 정도가 목표했던 것이라 만족한다"면서 "향후 한국 시장에서 다른 신제품 대규모 출시 계획은 없고, 시장상황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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