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잘 키운 티볼리 하나, 열 車 안 부럽다'
8분기 만에 분기 흑자를 달성한 쌍용차에게 티볼리는 복덩이이자 선물과 같은 차다. 쌍용차는 티볼리 동생격인 티볼리 에어(롱보디 모델)를 통해 열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9일 오후 서울에서 한시간을 달려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입구의 거대한 쌍용차 대문과 주차장에서 출고를 기다리는 각 잡힌 코란도 투리스모를 보며 쌍용차 공장에 왔음을 실감했다. 공장밖은 사람이 없어 한산했지만, 티볼리를 실어나르는 대형 트레일러와 부품을 나르는 지게차는 분주히 움직였다.
평택공장은 모노코크 자동차를 만드는 1·2라인과 프레임을 생산하는 3라인으로 구성됐다. 1라인에서는 티볼리와 코란도C를 생산한다. 2라인은 체어맨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만들고, 3라인에서는 코란도 스포츠와 렉스턴 등을 만든다.
이날 둘러본 곳은 티볼리와 코란도C를 함께 생산하는 쌍용차 차체 1라인과 조립 1라인이다.
거대한 용접 로봇들이 즐비한 차체 1라인은 티볼리의 앞 프레임과 뒷 프레임, 엔진룸 등을 순서대로 이어 붙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천행 차장은 "이곳의 용접 자동화율은 100%다. 이 로봇은 3종까지 혼류 생산할 수 있어 티볼리 에어를 만드는 것도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차체 라인은 대부분 로봇이 일하기 때문에 한조에 19명만 일한다. 이날도 사람을 거의 찾기 힘들었다.
'2월18일 (주간)목표 123대, 생산 122대'라고 적힌 전광판이 있는 곳은 조립 1라인이다. 전광판을 보면 이날 주간 근무자의 업무가 거의 마쳤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2교대로 근무하는 조립 1라인의 한 시프트 인원은 총 221명으로 주간 근무자는 8시30분부터 17시30분까지 일하고, 야간 근무자는 21시부터 다음날 6시(특근 6시~7시30분)까지 일한다.
시간당 최대 28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조립 1라인은 현재 19대를 생산해 티볼리 에어가 생산돼도 충분히 물량을 감당할 수 있다. 체어맨과 렉스턴 등이 만들어지는 2라인과 3라인은 판매량이 많지 않아, 주간 근무만 하고 있다.
공장을 보던 중 때마침 시험생산을 완료한 티볼리 에어 완성차를 볼 수 있었다. 쌍용차가 공개한 렌더링 이미지와 거의 흡사했다.
티볼리 에어는 젊은 감성의 개성넘치는 외관을 가진 티볼리와 달리, 뒷공간이 늘어나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늘어난 짐칸의 공간만큼 실용성을 갖춘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후측면은 흡사 단종된 쌍용차 로디우스와 코란도 투리스모를 연상시켰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는 시험생산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에어의 늘어난 뒷부분은 글라스(유리)로 처리했다. 기존 티볼리와 다르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 4만5021대, 수출 1만8672대로 총 6만3693대가 팔리며 단일 차종 판매 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9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합쳐 8만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티볼리의 약진 덕에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 40명이 이달 7년만에 평택공장으로 복귀했다. 티볼리 에어가 잘된다면 추가 고용도 가능한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경영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티볼리 에어는 오는 3월8일 미디어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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