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돌아와요 아저씨’ 고리타분하게 그려진 신선한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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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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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제작발표회에 배우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인권, 김수로, 정지훈, 오연서, 이민정, 이하늬, 최원영, 윤박.[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자살을 준비해 왔던데…(중략)…김영수(김인권)! 네가 일생 동안 마신 술의 양이 폭탄주가 45800잔, 양주 23503병. 소주, 맥주 그 밖의 알콜 음료를 다 합하면 태평양의 3만분의 1. 이건 지구 온난화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야. 뇌경색, 심근경색, 간경화, 고혈압, 고지혈, 치질까지…지병을 열다섯 가지나 가지고 있으면서 왜 건강을 방치했어. 명백한 자살행위야. 자발적 자살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24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아래에서 치이고 위에서 까이는’ 만년 과장 김영수가 플래카드를 바로 걸려다 옥상에서 떨어져 죽자 ‘지옥행’을 결정한 저승사자가 김영수를 ‘자발적 자살자’로 몰아붙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기자는 ‘지구 온난화보다 더 심각한 건 이 드라마의 고리타분함이고, 조악한 CG에 정도를 모르는 신파, 실종된 개연성까지…문제점을 열다섯 가지나 가지고 있는 드라마를 방송한 SBS가 자발적 자살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휴먼 판타지 코믹 드라마’를 표방한 ‘돌아와요 아저씨’는 김인권과 김수로가 각각 전혀 다른 인물인 정지훈과 오연서로 환생해 현세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세상을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는다. ‘극과 극’인 두 번의 삶을 통해 분노와 슬픔, 복수의 욕망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거쳐, 결국 모르고 죽었으면 안타까웠을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전하겠다는 포부다.

지지부진한 사랑 이야기로 귀결되는 지상파 평일 드라마에서 퍽 새로워 보이는 시도라 기대했는데 차라리 그렇고 그런 로맨스가 나을 뻔했다. 첫 방송 시청률은 6.6%(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같은 날 시작한 KBS2 ‘태양의 후예’의 14.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항상 시청률이 작품성을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그런 경우다.

첫 방송은 만년 과장 김영수의 고단한 삶에 집중했다. 결혼기념일에도 회사 간부의 장례식장에 아내와 함께 가 허드렛일을 했다. 회사 상사는 김영수의 부인을 “미쓰 리”라고 불렀다. 실수로 상사의 발을 밟았는데, 상사는 영수의 바짓단으로 구두를 닦는다. 어린 딸과 부인 앞에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손찌검할 뻔한 영수는 무거운 마음을 애써 누르고 영업을 위해 술상무로 나서지만, 접대자는 하필이면 술도 여자도 질색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후에 진행될 이야기의 반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렇게 과도하게 신파조로 풀어낸 을의 애환은 직장인의 치열한 삶을 덤덤하게 그려 호평받은 ‘미생’을 본 시청자에게는 위로와 공감이 아닌 신파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힘이 잔뜩 들어간 김인권의 연기는 불편함을 배가 시킨다.

방송가는 지난해 평일 드라마 중 유일하게 시청률 20%의 벽을 넘은 SBS ‘용팔이’의 첫 방송 성적이 11.6%였고, 마지막 회에서 극적으로 시청률 20%를 돌파한, 최근 종영작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첫 방송 시청률이 7.2%였던 것을 근거로 ‘태양의후예’의 시청률 20% 돌파를 확신하고 있다. ‘돌아와요 아저씨’가 가야 할 길이 더욱 고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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