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독립군 양성소입니다. 남양연구소의 연구‧개발(R&D) 엔지니어들은 독립군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합니다.”
박정길 현대차 남양연구소 설계담당 부사장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자동차 제조기술 컨퍼런스 2016 오토모티브'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자동차 독립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자동차 독립 기술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헤드쿼터(본부)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자동차 생산 불모지에서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회사로 성장했다. 박 부사장은 대한민국이 자동차 산업 5위국으로 진입한 원동력으로, 현대차 연구‧개발(R&D)의 중심 남양연구소를 꼽았다.
지난 1982년 현대차에 입사해 올해 34년차인 박 부사장은 1990년대 중반 과장시절에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 겪은 일화를 전하며,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자부심을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당시 시카고 모터쇼가 열린 전시장 로비에서 모터쇼를 알리는 포스터와 현수막 밑에 걸린 6개국의 국기를 발견했다”며 “국기의 주인공은 국제 모터쇼에 자기 고유 브랜드로 차를 디자인하고, 개발해 제조‧생산한 차량을 출품한 회사가 속한 나라였다”고 말했다. 국기가 걸린 6개국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대한민국이었다.
박 부사장은 “시카고 모터쇼에 걸린 태극기는 현대차와 남양연구소, 특히 상품, 기획, 제조, 생산까지 해내는 현대차 엔지니어가 있어 가능했다”며 “그때 걸린 태극기가 계속 걸리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사태와 관련, 엔지니어에게 경각심도 주문했다. 박 부사장은 “‘Think ahead Think New’ 슬로건을 내세우며, 새로운 생각을 강조한 폭스바겐이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며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경각심을 갖고, 자동차 독립국으로 태극기를 내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4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4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R&D 연구인력은 1만2000명으로 국내 1만명, 전세계 생산기지에 2000명이 자동차 독립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친환경차 개발현황과 향후 계획도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친환경차 개발은 ‘모 아니면 도’였다. ‘선택과 집중’을 하면 좋았겠지만, 친환경차 개발 흐름이 어디로 갈지 몰랐다”며 “2000년부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4가지 친환경차 개발을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2010년은 R&D 투자에 집중했고, 올해 아이오닉을 출시해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한 도요타와 겨룰 것”이라며 “2020년 친환경 전용차와 파생차를 포함, 22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