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각 진영별로 본격적인 캠페인이 시작되고 있다. 찬반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 대사가 2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통과된 브렉시트 저지 관련 합의안을 유엔에 정식 등록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유엔 헌장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주요 결정 사항을 유엔에 등록해야 한다.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유엔에 등록하면 이번 합의 내용이 법적으로 구속력을 가지며 비가역적 국제법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문은 영국의 EU 잔류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마련된 만큼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한다.
찬반 국민투표를 120여 일 앞둔 가운데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찬반 입장이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설문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응답자는 38%, EU 잔류를 지지하는 응답자는 37%로 거의 비슷했다.
EU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지난 16일 조사에서는 탈퇴 지지가 45%로 잔류 지지(36%)쪽을 크게 앞질렀었다. 탈퇴쪽 지지율이 7%포인트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잔류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잔류쪽 지지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계 HSBC은행은 영국이 EU를 떠날 경우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15∼20% 하락해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경제성장률은 1.5% 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NBC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7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런던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는 장중 한때 0.8% 내린 파운드당 1.3913달러까지 떨어졌다. 파운드화가 1.40달러 이하로 떨어진 건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EU에 남지 않으면 양측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어떤 경제 주체도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으며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투자도, 고용도,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6월 23일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한 지 40여 년 만에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에 따라 28개 동맹체인 EU에 잔류할지 떠날지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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