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안철수의 수성이냐, 젊은 피의 탈환이냐’
서울 노원병이 4·13 총선에서 격전지로 단연 주목받는 이유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재선 성공 여부다.
최근 제2 야당인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대권잠룡’으로 거론되는 안 의원은 누가 뭐래도 이슈메이커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시시각각 언론에 보도되고 있을 정도니, 그를 이번 총선에서 꺾으면 명실상부 ‘스타 국회의원’은 따 놓은 당상이다. 반대로 안 의원 입장에서는 누구와 붙어 이겨도 본전인 게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 노원병에 나선 예비후보자들도 무려 10명에 달한다. 새누리당에선 이성복, 정선배, 이준석, 주준희 후보가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양건모, 황창화, 고애리시, 이동학 후보가 등록했다. 국민의당에서는 한신, 정의당에서는 주희준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안 의원은 현재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지만, 비례대표 논란 속에서 지난 20일 노원병 지역구 출마의사를 공식화 했다.
현재 이들 10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30대의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과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이 ‘안철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최근 방송활동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데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그의 화려한 학벌은 자녀 교육열이 높은 30~40대 ‘상계동 맘(젊은 엄마)’들에게는 로망일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아는 이 전 비대위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식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계동 정서’를 잘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동학 전 혁신위원 또한 82년생으로 이 전 비대위원 못지않게 주목받는 야권의 젊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앞서 더민주 내 486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비판해 주목받았던 이 전 혁신위원은 인지도는 다소 부족하지만 낮은 자세로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실제 그의 예비후보 명함에는 노점상 운영, 공사장 일용직 경력 등이 나열돼 있을 정도로 ‘흙수저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노원병 선거의 변수는 ‘야권 연대’에 달려 있어 보인다. 노원병은 지난 16대 총선부터 내리 다섯 번의 선거까지 전통적으로 ‘야권 텃밭’이었다. 그러나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야권이 사분오열 하면서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전례가 있다. 특히 홍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비대위원처럼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이 전 비대위원이 ‘상계동 정서’를 거론하며 제2의 홍정욱을 꿈꾸는 이유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 연대는 없다”고 못 박은 터라, 자신의 지역구에서 예외가 발생할 리 만무하다. 이로 인해 더민주와 정의당 등 안 후보 외 야당 후보가 노병원의 표심을 얼마나 흡수할 지가 관건이다. 만약 야권에서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표를 나눠먹는 데만 그칠 경우,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11~12일 노원병 지역 성인 남녀 5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2월 11~12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결과, 안 대표가 지지율 38.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은 33.1%였고, 이동학 더민주 전 혁신위원은 11.5%이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안철수 44.4%, 이준석 27.0%, 이동학 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37.1%로 가장 높았고, 더민주 16.3%, 국민의당 13.7% 등이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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