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안산 상록을] 지워지지 않는 세월호…‘김영환의 수성이냐, 홍장표·김철민의 탈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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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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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29 재보선 투표일인 29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4·13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차기 총선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산물인 ‘87년 체제’, 외환위기를 초래한 ‘97년 체제’ 이후 새로운 질서를 가늠하는 이른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시대의 역사 재평가작업과 맞물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편집자 주>

◆경기, 총선 최대 승부처…서남권 지지대 안산 주목

경기권이 20대 총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선거구획정 합의에 따른 지역구 증원(52석→60석) 탓에 전체 선거구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큰 판으로 격상했다. 서울은 49석(기존 48석), 인천은 13석(기존 12석)으로 각각 1석씩 증원됐다.

경기 총선의 특징은 ‘여촌야도’다.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은 도 외곽인 파주를 비롯해 △포천·연천 △여주·양평·가평 △이천 △안성 △평택을 △화성갑 △시흥 등을, 당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고양·일산 △의정부 △남양주 갑·을 △구리 △안양 △군포 등을 석권했다.

새누리당이 경기 외곽을 석권한 가운데 야당이 서남권의 안산을 시작으로 오산·용인·남양주·고양 일산 등에서 지지대를 형성한 모양새다. 이 중 핵심 승부처는 ‘남서권 지지대’인 안산이다. 이곳은 2014년 한국 정치의 민낯을 드러낸 ‘세월호 트라우마’의 잔상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정권 심판론과 구태정치 심판론이 맞물린 셈이다.
 

안산 상록을 현역인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


◆상록을, 3파전 양상…터줏대감 김영환에 홍장표·김철민 도전장

안산시 4개 지역 중 최대 관심 지역은 상록을이다. 4선의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당 인재영입위원장)이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김 의원의 생환 여부에 따라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에선 홍장표 예비후보, 더민주에선 김철민 예비후보 등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홍 예비후보는 18대 총선 때 친박(친박근혜)연대로 원내진입에 성공했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안산시장 출신인 김철민 예비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천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더민주로 복당했다.

상록을 표심은 야권 성향이다. 지난 16대 총선 때부터 19대 총선까지 총 다섯 번(재보궐선거 포함)의 표심을 분석해 보면, 현 야권이 4승 1패로 앞섰다. 이 중 김 의원이 3번 당선됐다.

16대 총선에서 김영환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53.10%로, 김동현 한나라당 후보(46.90%)를 꺾었다. 탄핵 역풍이 분 17대 총선에선 임종인 열린우리당 후보(47.90%) > 이영해 한나라당 후보(25.80%), 18대 총선에선 홍장표 친박연대 후보(32.20%) > 이진동 한나라당 후보(28.10%) 등의 순이었다. 

2009년 10·28 재·보선에선 김영환 민주당 후보(41.17%) > 송진섭 한나라당 후보(33.17%), 19대 총선에서 김영환 민주통합당 후보(59.60%) > 송진섭 새누리당 후보(40.40%) 등의 결과를 보였다.
 

경기권이 총선 변수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이 경기 외곽을 석권한 가운데 야당이 서남권의 안산 단원을 시작으로 오산·용인·남양주·고양 일산 등에 지지대를 형성하면서 버티는 모양새다. 이 중 핵심 승부처는 남서권 지지를 받치고 있는 안산이다. 이곳은 2014년 한국 정치의 민낯을 드러낸 세월호 트라우마의 잔상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정권 심판론과 구태정치 심판론이 맞물린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최근 16년간 4승 1패 野 우세…각 후보의 강약점은?

눈여겨볼 대목은 3파전을 형성한 ‘김영환·홍장표·김철민’ 등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4선이자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 때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중진급 인사다.

홍 예비후보도 지난 18대 총선 때 여권 분열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바 있고, 김 예비후보는 국회의원의 급행열차인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다. 상록을 지역을 놓고 ‘인지도를 누가 지지도로 이끄느냐의 싸움’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이 경우 각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이른바 ‘갈라치기’ 전략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의원의 아킬레스건은 다선 중진에 대한 피로감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열세로 나타났다. 탈당으로 정통적 야권 성향 지지층이 지지할지도 미지수다.
 

안산 상록을에 도전장을 낸 홍장표 새누리당 예비후보 [사진=홍장표 새누리당 예비후보 제공]


다만 김 의원이 양지인 더민주에서 음지인 국민의당으로 전격 이동하면서 새 정치 깃발을 내건 만큼 이를 상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이슈보다 정책적 이슈로 ‘큰 인물론’ 구도가 힘을 받는다면, 현역 프리미엄을 안은 김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홍 예비후보는 정책적 콘텐츠를 통한 보수층 공략 여부에 따라 야권 성향인 상록을 표심 극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경우 중도·무당파 성향이 강한 아파트지역인 성포동과 도시·농촌복합지역 안산동의 표심을 누가 잡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대 총선 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점은 부담이다.

김 예비후보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다. 약점도 존재한다. 탈당 전력과 전과 등이다. 김 예비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때 재선 도전에 나섰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종길 현 안산시장을 전략공천, 고배를 마셨다. 음주운전과 건축법 위반 등 4건의 전과도 아킬레스건이다. 김 의원은 전과가 없으며, 홍 예비후보는 1건의 전과가 있다.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안산시 바다향기테마파크를 둘러싼 혈세 낭비도 논란거리다. 2012년 시는 약 6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바다향기테마파크 조성에 나섰다. 당시 시는 경기도로부터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한 대부도 시화지구간척지 94ha를 시범영농단지 조성 목적으로 사용 승인받았다.

하지만 연구·시험용 작물 경작이 아닌 테마파크를 조성,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 비서실장이 자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본선 및 최종 고지 선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20대 총선에서 경기권이 승부처로 떠오른 만큼, 세월호 이슈가 꺼지지 않은 안산 지역은 승부처 중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상록을에 도전장을 낸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사진=김철민 예비후보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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