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국가공무원법·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육군 배모(31) 대위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배 대위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배 대위는 대학 3학년 때 단과대학 부총학생회장, 4학년 때는 총학생회 집행부로 활동했다. 총학생회가 가입해 있던 한총련에서 대의원도 맡았다.
군 검찰은 '공무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 규정을 들어 2011년 10월 배 대위를 기소했으나 면소 판결을 받았다.
정당에 가입한 지 3년 이상 지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게 면소 이유였다.
그러자 군 검찰은 임관 이후 2011년 8월까지 당원 지위를 유지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범죄 발생 시기를 늦춰 공소시효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죄 판결이 났다. 2심은 공무원이 될 당시 탈당하지 않은 '부작위'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고등군사법원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죄는 가입과 동시에 범죄가 완성된다. 단순한 부작위에 의해 성립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정당에 가입하면 죄가 되지만 원래 당적을 공무원이 된 이후에도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법원은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정당에서 탈퇴하지 않은 부작위를 군인 신분에서 정당에 가입한 것과 동등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