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지난해 설립한 중국 화남 테크센터, 현지 채용 인원을 포함한 소속 연구인력이 40여명이다.[LG화학]
반면, 인력난을 겪는 현지 진출 기업도 적지 않다. 인건비 급증에 더해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이직이 잦은 문제 등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종적으로는 중국 공장도 자동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의 방대한 고등교육 시스템의 결과, 최근 중국 인력은 임금이 낮지만 역량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원생의 수가 지난 10여년간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고급 인재의 비용경쟁력이 높아지면서다.
이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라인에 더해 R&D 조직을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까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470개사가 중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2013년 애플도 일부 PC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가겠다는 구상과 함께, 대신 중국에 R&D센터를 설립하고 일부 앱 스토어 서버를 옮겨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삼성전자나 현대차도 다수 R&D 센터를 짓는 등 생산라인을 넘어 현지에서 핵심역량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려왔다.
코트라 관계자는 “코트라와 같이 한국기업의 현지 무역투자진출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일 경우 업무 특성상 한국어 및 중국어 구사력이 채용조건 중 하나였다”며 “기존엔 두 언어 구사 가능자가 조선족 직원들에 국한됐다면, 최근 몇 년간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학사·석사 출신의 한족들이 많아지면서 코트라뿐만 아니라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에게 인력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진출한 일본의 한 화학공장은 최근 이직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 직원이 퇴사해 같은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지었는데 그 공장이 점점 확장하며 해당 일본 업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업체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곳 청년들은 더 좋은 곳으로 회사를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을 자랑거리로 여긴다”며 “현지 직원을 채용할 때면 ‘2년 뒤엔 다른 곳에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내 인건비는 매년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여, 현지 인력 수급의 큰 애로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직급에 따라 연봉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구조인데 이곳은 초급은 낮지만 부장급까지 올라가면 한국 대기업 부장보다 50% 이상 높은 연봉을 요구한다”며 “한국식 연봉체계를 적용하면 이직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의 초임 연봉은 약 7만 위안 정도로 추정된다. 화이트칼라 밀집 지역인 상하이의 경우 2014년과 2015년 선전과 함께 전국에서 최저임금 기준이 가장 높은 도시(2015년 시간당 2020위안)였다. 2015년 연말 보너스 수준도 항저우와 베이징에 이어 전국 3위(1만3532위안)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는 이미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하는 제조업의 시대가 끝났다”며 “인건비로는 로컬 업체와 경쟁이 안 된다. 최근엔 로컬 업체도 자동화로 전환하고 있어, 앞으로 자동화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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