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한지연 기자 = 이마트발(發) 최저가 전쟁이 전체 유통업계로 확산되면서 3번째 품목 선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시작된 이마트 최저가 전쟁이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전체로 퍼졌다.
이마트가 최저가 품목으로 선정한 기저귀·분유의 경우 경쟁 업체들이 할인에 재할인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의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는 행사 기간인 지난 23~25일 분유 판매량이 전주 대비 35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판매량이 830% 뛰고, 오프라인 판매도 120% 늘었다.
롯데마트도 18~25일 분유(남양 임페리얼 XO 3·4단계 합산) 매출이 전월보다 78.9%, 기저귀(하기스 매직팬티 기저귀 대형·특대형 합산)는 321.5% 각각 증가했다.
최저가 전쟁이 유통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마트의 3번째 할인 품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순위로 거론되는 것은 물티슈를 비롯해 인스턴트 커피와 생수·세제·휴지 등이다.
업계는 이마트가 최저가 전쟁의 경쟁사로 소셜커머스를 겨냥한 만큼, 여기서 많이 판매된 상품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앞서 선정된 제품들은 소셜커머스의 낮은 가격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품목이기도 하다.
이마트가 처음 최저가 제품으로 선정한 기저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6.3%나 감소했다. 세제(-5.1%), 제지(-4.0%), 커피·차류(-2.1%) 등의 매출도 역신장했다.
반면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작년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맥심 모카골드'였다. 몽드드 물티슈(5위)와 다우니 세제(10위)도 상위권에 올랐다. 위메프에서도 브라운 물티슈(3위), 맥심커피(10위)가 많이 팔렸다.
이런 가운데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은 작년 매출 10위 품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 상위 품목을 공개하면 이마트가 최저가 품목으로 이들 제품을 선택할 것으로 우려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조사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저가 상품 증가가 납품가 후려치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35%'의 가격 할인 혜택은 자체적으로 마진 감소를 떠안고 진행하는 것이어서 당장 제조사들에게 돌아가는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일반 할인행사 때 제조 업체와 절반씩 부담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제조사에 부담을 떠넘겨 온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른 유통 업체와의 관계도 제조사 입장에선 신경이 쓰인다. 대형마트 등의 제품 가격이 크게 싸다고 알려지면 동네슈퍼 등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제조업체 관계자는 "동네슈퍼들은 대형마트에 제품 원가를 낮춰 공급하는 줄 알고 불만을 제기한다"며 "영업망을 유지하기 위해선 소형 판매 점주들의 목소리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저가 경쟁을 반기는 제조업체도 있다. B 제조업체 관계자는 "만약 최저가 경쟁으로 상품이 공급되면 고객들의 관심이 생기고 유통망도 자연스럽게 늘어나 당장은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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