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과거 10년동안 지속돼 온 스마트폰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은 끝났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Kantar Worldpanel)이 지난 23일 스마트폰 시장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이제 세계 각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5%이며, 유럽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74%, 중국(도시부)은 72%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의 기기변경 주기도 길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3년 20.5개월이었던 스마트폰 기기변경 주기가 2015년에 21.6개월로 늘어났으며, 중국은 2013년 18.6개월에서 2015년 19.5개월로, 유럽 5개국은 18.3개월에서 20.4개월까지 길어졌다. 1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이용자는 유럽에서 48%, 미국은 46%, 중국은 28%로 감소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도 둔화되고 있다. 미국의 스마트폰 전체 이용자 중 500달러 이상의 고가 단말기 구매자 비율은 48%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9%에 그쳤다. 유럽의 비율은 27%로 증가율은 6%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판매 실적을 올리려면, 피처폰 이용자를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게 하거나, 기존 스마트폰 이용자의 기기변경을 촉진시키거나, 스마트폰과 연계시킨 주변기기를 개발해 판매해야 한다.
지난 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은 그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WC에 참가한 제조사들은 스마트폰과 연계한 주변기기에 초점을 맞추고, 그 대표적 주변기기로 가상현실(VR)을 들고 나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함께 새로워진 '기어VR'과 3D 영상을 360도로 촬영할 수 있는 '기어 360'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프렌즈'라는 주변기기 8종을 들고 나왔다. HTC도 VR기기 '바이브'를 공개했다.
이처럼 이번 MWC는 스마트폰과 연동시킨 주변기기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특히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자 스마트폰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주변기기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서비스와 사업영역을 넓혀 왔던 스마트폰이 이제 주변기기와 같은 하드웨어 분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IT기기가 될 것이다. 비록 스마트폰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은 멈췄지만, IoT를 잘 활용한 스마트폰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반드시 비즈니스 찬스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