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성범죄에 가장 많이 악용된 약물은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06∼2012년에 의뢰된 진정제 성분 약물 관련 성범죄 148건을 분석한 결과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약학회 학술지 '약학회지'에 실렸다.
졸피뎀 다음으론 '로라제팜'(12건), '알프라졸람'(9건) 등 벤조디아제핀 계열 진정제, 졸음이 부작용인 항히스타민제 계열인 '클로르페니라민'(19건) 등이 성폭행에 악용됐다.
성범죄 악용 약물 1위로 꼽힌 졸피뎀은 마약성 수면유도제로 술과 함께 먹거나 과다하게 복용하면 기억을 잃거나 환각 증세까지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의사 처방에 따라 정량만 복용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불법으로 제조된 후 의사 처방 없이 인터넷에서 무차별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졸피뎀은 외국에서도 술이나 고카페인 음료랑 섞은 상태에서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며 "술과 함께 복용하면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생명까지 위험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임 교수는 "의심스러운 자리에서 평소 주량보다 극심하게 어지럽거나 졸리고, 몸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든다면 경계심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이 기간에 의뢰된 약물 관련 성범죄 555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25세, 최고 연령은 74세였다.
20∼29세 피해자 비율이 전체의 48%로 가장 많았고, 19세 이하 미성년자 피해자도 23%에 달했다.
약물 관련 성범죄가 발생한 곳은 주로 숙박시설이나 유흥업소로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