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 정관주(52·사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을 내정했다.
지난 해 2월 8일 내부 승진하며 제1차관에 임명됐던 박민권(58) 전 차관은 1년 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박 전 차관 임명은 당시에도 문체부 내에서 전격적인 교체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체육관광정책실장을 맡은지 3개월 만의 인사였기 때문이다.
박 전 차관은 미디어정책관, 관광체육레저정책실장 등 문체부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청와대도 작년 2월 그를 임명하며 "뛰어난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신 한류문화 확산 및 우리 관광시장의 집중 육성을 주도하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른 문화융성의 국정 기조를 실현해나가는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1년 만에 제1차관을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박 전 차관은 그 동안 특유의 소통 능력과 추진력 등으로 문체부 내부·문화예술계의 신임을 얻어왔고, 신임 정 차관은 문체부 전신인 공보처에 3년여간 몸담기는 했지만 변호사 출신의 정무직 공무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특히 박 전 차관의 경우 오는 3월 2일 가천대 게임대학원 입학식, 3일 문화콘텐츠 창의인재양성사업 성과발표회 등 내주 일정까지 잡혀있었기에 문체부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먼저, 이번 인사가 '경질인지, 정기 인사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역대 차관들의 임기가 보통 1년 정도였기 때문에 이번 교체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반면, 한 달 전 기재부 1차관(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미래부 1차관(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 등의 인사가 있었을 때 왜 함께 문체부 1차관도 내정하지 않았는지를 놓고 추측이 난무하다.
이번 교체가 문체부 관계자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할 정도로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질설이 힘을 얻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초반부터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해 왔고, 집권 4년차를 맞는 올해 문화창조벤처단지 활성화 등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이를 힘있게 추진할 인물이 새로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또 김종덕 장관(홍익대 교수)과 김종 제2차관(한양대 교수) 등 이미 외부영입 인사들이 문체부 라인업을 구성했는데, 정관주 제1차관까지 오게 되면 문체부 주요 자리가 모두 비관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그 동안 문체부에 내·외부 인사를 안배해 왔다. 문체부의 한 실장급 인사는 "외부인사라고 해서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국정 주요과제들을 전문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를 미리 의식해서인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신임 정 차관을 "추진력과 대외 조정, 통합 능력을 겸비했으며 문화예술계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고 문화 융성과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갑작스러운 차관 교체에 당황하는 눈치다. 제1차관실 관계자는 "아직 이취임식 관련해서도 전달받은 게 전혀 없다. 정 차관은 29일부터 실제 업무에 들어가지만, 이후 일정은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정관주 신임 문체부 제1차관은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3~1997년 공보처 종합홍보실 전문위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사법시험 44회 출신으로 법무법인 청목 변호사,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 서울신문 감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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