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1920년대 한국인이 남미지역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던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발견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독립운동가 홍언(1880∼1951·본명 홍종표) 선생의 한시집 '동해시초'를 분석한 결과 그가 1921년 6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페루, 칠레, 에콰도르 등 남미지역을 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홍언은 1904년 하와이로 이주한 뒤 40여년간 미주한인신문 '신한민보'의 발행·편집을 담당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그가 '동해수부'라는 필명으로 쓴 '동해시초'는 1910년 후반부터 1932년까지 쓴 한시 100여편이 실려 있다. 남미지역을 돌며 독립운동 자금을 모은 과정과 각 지역의 풍물 등을 적은 한시는 그 안에 포함돼 있다.
'동해시초'에 있는 한시에 따르면 그는 1921년 6월 초 뉴욕에서 배를 타고 파나마로 들어갔고, 에콰도르와 페루를 돌며 현지 중국인들을 집중적으로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페루 리마에서는 '한국지사 홍언'이라고 부르며 대대적인 환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해 8월 8일엔 리마에 있는 국민당을 찾아가 한국인들의 국권회복운동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국민당에서는 공회 재정으로 100원을 보조했다.
연구소는 "'동해시초' 공개로 미국뿐만 아니라 남미지역까지 독립운동자금 모금 활동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홍언 선생의 한시 또한 새롭게 발굴돼 그의 문학사적 업적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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