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열전, 우리는 맞수-7] '외국계 은행 혈투'…박종복 한국SC은행장 vs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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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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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은 '양박'이 이끌고 있다.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국인이라는 점과 은행장을 맡은지 만 1년이 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은행에 첫발을 내딛은 계기부터 걸어온 길, 행장을 맡게 된 동기, CEO 자리에 올라 조직을 이끄는 경영 전략 등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특히 SC은행은 외국계라는 특성 때문에 한동안 외국인 수장이 이끌다 한국인 행장으로 교체된 만큼 이들의 행보 역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행내 첫 한국인 행장의 '무게감' 박종복 행장

1955년생으로 충북 청주 출신인 박종복 행장은 청주고와 경희대를 졸업한 뒤 1979년 SC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에 입행했다. 첫 직장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해 은행장까지 오른 'SC은행맨'이기도 하다.

박 행장의 은행원 시절은 소매금융에 집중돼 있을 만큼 알아주는 '영업통'으로 통한다. 그는 입행 후 20년 넘게 11개 영업점에서 근무한 뒤 △전략마케팅부 △주택금융부 △프라이빗뱅킹(PB)센터 △소매영업부 △프리미엄뱅킹부 등을 거쳤다.

부행장 시절에도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소매금융 분야를 담당했다. 당시 전국 영업점과 콜센터, 온라인·모바일뱅킹과 신규 사업 등 고객과의 모든 접점을 총괄 관리하며 수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복 행장은 취임 당시 사내에서 탄생한 첫 한국인 행장으로 조직 안팎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SC은행은 2005년 영국에 본사를 둔 SC그룹으로부터 인수된 뒤 줄곧 외국인이 행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현지화 강화 차원에서 첫 한국인 수장을 선임했다.

박종복 행장이 소매금융 전문 영업통으로 불리는 만큼 은행장에 오른 뒤에도 소매금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가 신경쓰고 있는 분야는 영업점 대중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이마트 3개 지점 내에서 은행 업무가 가능한 '뱅크샵(Bank #)'을 개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도 개점했다.

◆ 자산가 중심으로 영업 강화한 박진회 행장

박진회 행장은 1957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영국 런던 정경대(LSE) 경제학 석사(MSc)를 취득해 84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 본격적인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씨티은행 자금담당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그는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운용사업부담당 상무를 맡기도 했다. 1년 후에는 현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한미은행 재무담당 부행장과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 겸 겸영지원그룹장, 기업금융그룹장 등을 거쳐 2014년 10월 행장직에 올랐다.

박종복 SC은행장과 달리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고액 자산가 중심의 영업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달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앞두고 각 은행마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씨티은행이 한 발 물러서 있는 모습도 이 때문이다. 대신 PB 고객층을 다양화해 5000만원 미만 자산가에게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끊임없는 철수·구조조정설…신뢰도 제고 과제

박종복 행장과 박진회 행장은 공통점보다는 서로 다른 점으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모그룹이 외국계인 탓에 끊임없이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철수설이 나올 때마다 두 행장 역시 "계획이 없다"며 적극 해명하는 모습이지만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최근 씨티캐피탈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할 당시에도 철수설에 시달렸다. SC은행 역시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J트러스트에 매각하는 등 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은행과 SC은행 모두 외국인 행장이 경영할 당시 이 같은 우려가 더 거셌지만 한국인 행장으로 교체된 뒤에는 비교적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며 "모그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다"고 말했다.

그동안 SC·씨티은행이 채용 확대 및 기술금융 등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모습으로 '무풍지대'라는 비난 여론을 받았던 만큼 이 같은 꼬리표를 끊어야 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박종복 한국SC은행장>
▲1955년 충북 청주 ▲청주고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제일은행 강남·부산PB센터장 ▲SC제일은행 PB사업부장·영업본부장·프리미엄뱅킹사업부장·소매채널사업본부장·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한국SC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SC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1957년 전남 강진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MBA) ▲한국개발연구원(KDI) ▲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한미은행 재무담당 부행장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장 ▲한국씨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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